작가는 글을 통해 대중과의 거리를 가늠합니다.
때로는 멀게, 때로는 아주 가깝게.
장르소설 작가에게 이건 꽤나 중요한 문제입니다.
마이너한 소재의 글일지라도,
독자가 있기를 바란다면,
독자와 최소한의 거리를 유지해야하니까요.
여기서 제가 말하는 이 거리란 것은 글의 표현, 서술의 문제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일단 여기서는 작가의 생각과 대중의 생각으로 한정하겠습니다.
종종 초보작가가 아닌 프로작의들의 경우에도
본인의 생각과 대중의 생각과의 거리를 잘못 가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게 일반적인 대중의 생각 아니야? 라고 글을 썼는데,
댓글에
이 작가님, 보소, 혼자서 안드로메다 노닐고 있네.
란 반응이 튀어나오는 거죠.
이런 경우는 꽤나 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일반적인 대중, 즉 일반인들의 경우에는
굳이 본인의 생각이 일반대중의 생각과 얼마나
거리가 있는지 가늠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이들이 저 사차원 하는 인물도
정작 본인은 본인이 사차원인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죠.
하지만 작가의 경우,
특히 그 작가가 본인의 생각을 글에 녹이고 반영할 경우에는
이게 큰 문제가 됩니다.
다행히 작가의 생각이
대중의 생각과 큰 괴리가 없으면 문제가 없는데,
괴리가 있다면, 그게 꽤 크다면 문제가 될 수 있는 거죠.
더 정확하게 말해서
괴리가 있는데, 정작 작가는 괴리가 있다는 것을 모를 때 말이죠.
괴리가 있다는 것, 그 사실을 안다면 그건 또
문제가 안 됩니다.
위에 언급했듯이 처음부터 소소의 마이너한 대중들을
상대로 글을 쓴다고 생각하면 될 테니까요.
문제는 메이저한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글을 쓰면서,
글에 녹인 본인의 마이너한 생각이
일반 대중들의 메이저한 생각과 같다고 착각할 경우죠.
그래서 작가들은 끊임없이 소통을 해야합니다.
글을 쓰면서 독자들과의 피드백도 중요할 테고,
글을 쓰기 전에
본인의 생각과 일반 대중들의 생각이 어느 정도 일치하느지,
혹은 얼마나 거리가 있는지도 가늠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최근 올라온
(제가 좋아하는) 모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왠지 뭔가 불편했는데,
생각해보니, 그 이유가 이거였습니다.
작가님은 (글에 녹인) 본인의 생각이
일반적으로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보는 제가 보기에는 그렇게 일반적이지 않았거든요.
작가는
글을 쓰기 전에, 글을 쓰면서
관련분야에 어느 정도 경험이 있거나,
다량의 자료들을 취득하기 때문에,
본인의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일반인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지게 됨으로써,
일반인들의 생각과 거리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생기죠.
물론 그 생각은 보다 많은 자료를 가진 작가분이 옳은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보다 많이 안다고 해서 반드시 옳은 생각만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종종 남보다 많이 아는 인물이 엉뚱한 길을 가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생각이 옳냐 틀리냐를 떠나서,
본인의 생각이 대중의 생각과 얼마나 거리가 있느냐를
인지하는 것 자체란 것이죠.
일단 그걸 알아야,
본인의 생각을 토대로 대중이 이해하도록 묘사하든,
아니면 빠르게 글을 수정하든
선택을 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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