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선수도 2군 시절에 지금의 와이프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음.... 박병호 선수를 모티브로 했는데 오글거리나요?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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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민은 막막했다.
‘앞으로 뭘 하고 살아야 되지?’
드래프트 시작되기 하루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신 있었다. 1라운드에는 들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2라운드에는 자신의 이름이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2라운드 20번까지 지명됐음에도 자신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다. 승민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신보다 기량이 떨어지는 동료가 먼저 선발된 것을. 자신보다 기량이 떨어지는 동료는 해맑은 표정으로 단상 위에 올라 포즈를 취했다. 그리곤 당당하게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제가 지금은 부족하지만 기필코 주전이 되어서 kbo을 초토화 시키겠습니다!”
승민은 그 얘기를 듣고 피식 웃었다.
‘제까짓 게 뭐 잘났다고!’
그렇게 어두웠던 드래프트가 모두 막을 내리고 누구는 기분 좋게 누구는 어두운 표정으로 현장에서 무거운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어두운 미래, 불투명한 꿈 때문에 승민은 어디로 가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했다.
당연히 선발될 줄 알았던 프로의 꿈!
자신의 인생을 모두 걸어왔던 것들이 무너진 그날.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던 승민에게 한 여인이 소리 없이 다가와 승민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그때까지도 여인의 존재를 잊고 있었던 승민은 자신의 옆에서 걱정스런 눈빛을 보내고 있던 여인이 자신의 여자친구인 혜인이라는 것을 알고 그녀의 어깨에 살며시 기대었다.
“혜인아, 나 이제 어떡하지?”
그녀는, 혜인은 절망에 빠진 승민의 모습이 낯설었다. 그만큼 그녀에게 있어 승민이란 남자는 언제나 자신감과 포부가 넘쳐났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에게도 이런 시련이 다가올 줄은 그녀는 미처 몰랐다.
말없이 승민의 어깨를 다독여주던 혜인이 승민의 절망어린 눈빛을 똑바로 바라보며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다.
“조승민 정신 차려! 드래프트에서 떨어졌다고 모든 게 끝난 게 아냐.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면 돼! 다시 한 번 나한테 그런 절망 섞인 눈빛 보이면 나 이제 너 두 번 다시 안볼 꺼야!”
승민은 그녀에게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따스하고 환한 빛을 보았다. 그때 승민은 결심했다. 그녀에게 다시는 이런 실망감을 보여주지 않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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