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보노 다로 트위터)
서로의 신체능력을 겨루는 K-1 UFC 등 격투기 스포츠에서 체격조건은 무시못할 요소다. 기술, 체력 등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조건들도 많지만 일단 크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플러스 요소다.
상대보다 크다는 것은 힘과 맷집 등에서 유리할 가능성이 크고 타격거리 등 부가적인 부분에서도 앞설 수 있다. 체급이 존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장 큰 체급인 헤비급의 거한들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쏠쏠한 재미를 안겨준다.
블라디미르 클리츠코(198cm), 타이슨 퓨리(203cm), 세미 슐트(212cm), 팀 실비아(203cm) 등은 자신들의 체격을 이점으로 삼아 좋은 성적을 올린 대표적 파이터들이다.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최홍만(218cm·160kg), 밥 샙(196cm·170kg), 버터빈(182cm·188kg), 얀 '더 자이언트' 노르키아(211cm) 등도 한때는 만만치 않은 거인군에 속했다.
하지만 큰 선수들이 모두 다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험상궂은 얼굴과 거대한 체격 등 외모에서는 엄청난 위압감을 주지만 거기에 걸맞지 못한 부진한 경기력으로 일관하며 실망을 넘어 조롱까지 받는 거인선수들도 적지 않다.
덩치만 클뿐 실속이 적었던 아케보노 다로(曙太郎·203cm·230kg), 자이언트 실바(218cm·175kg), 줄루(200cm·180kg)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기술적인 부족함은 물론 굼뜨고 느린 움직임으로 인해 빠르거나 테크닉이 좋은 선수들에게 대형 먹잇감으로 전락당하기 일쑤였다.
그중에서 아케보노는 격투무대에 왜 뛰어들었는가 싶을 정도로 자존심을 구긴 케이스다.
K-1 무대에서 레미 본야스키 등에게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 주는가 하면 같은 거인파이터인 최홍만에게 철저하게 짓밟혔다. 종합에도 간간히 도전했지만 개그맨 출신 바비 올로건에게 판정패한 것을 비롯 비슷한 처지에 있던 자이언트 실바의 '매직기무라'에 희생양이 되어버렸다.
사실 아케보노는 1993년 일본 스모 챔피언을 칭하는 '요코즈나'에 등극하는 등 격투무대 데뷔전에는 자신의 종목에서 인정받던 선수였다. K-1의 프로듀서 타니가와 사다하루는 2000년 초반부터 대중들의 시선을 끄는 거인들을 링 위로 세우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아케보노였다. 아케보노는 일단 외적인 모습에서는 격투기에 별반 관심 없던 일반 팬들의 시선까지도 사로잡는데 성공했지만 성적은 형편없었다.
스모선수하면 많이 떠오르는 캐릭터중 하나는 전설의 격투대전게임 ‘스트리트 파이터2’의 에드먼드 혼다(E. Honda)다. ‘붉은 사이클론’이라 불리는 러시아의 프로레슬러 장기에프(Zangief), 브라질 정글의 초록색 야수 블랑카(Blanka)와 더불어 게임속 거한을 대표하는 혼다는 자신만의 확실한 색깔을 내세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무시무시한 핸드스피드로 쉴새 없이 상대를 타격하는 백열장은 일단 구석에 몰리게 되면 견디어 낼 재간이 없다. 막아낸다 해도 가드위로 전해지는 충격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그 외 슈퍼박치기, 귀무쌍(鬼無双), 슈퍼 백관떨구기(百貫落とし), 대은행잡기 등 다양한 필살기를 가지고 있다. 185cm, 137kg의 혼다는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스모파이터였다.
하지만 현실의 스모와 격투기는 완전히 다른 종목이었다. 텔리아 툴리, 엠마뉴엘 야보로치 등 스모를 무기로 격투계에 도전한 거한들의 성적은 대부분이 참담했다. 게임속 혼다보다도 훨씬 큰 아케보노 역시 ‘스모가 실전에서 통할 수 있을까?’라는 프라이드를 증명하는 데는 완전히 실패했다. 이는 같은 스모파이터인 와카쇼요(182cm·163kg) 역시 마찬가지였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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