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이 알롭스키(UFC 공식홈페이지 프로필)
크로캅, 헨더슨, 알베스를 비롯해 추성훈과 김동현 등이 UFC 서울대회를 앞두고 8일 기자회견에 나서며 UFC에 대한 관심이 달아올랐다.
이번 서울대회에는 참가하지 않지만 국내 팬들의 두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가 있으니 ‘핏불’ 안드레이 알롭스키(36·벨라루스)다.
알롭스키는 6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UFC 191 ‘Johnson vs. Dodson 2’대회에서 프랭크 미어(36·미국)를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다. 앤써니 존슨에게 판정패한 이후 6연승을 달리고 있다. UFC 복귀 후에는 4연승으로 성적만 놓고 봤을때는 챔피언 타이틀에 도전해도 손색없다.
UFC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전직 ‘합법적 약물러’로 유명한 미어는 올해 들어 안토니오 실바, 토드 듀피를 연달아 1라운드 초반에 넉 아웃으로 잡아내며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알롭스키 못지 않게 분위기가 좋았다. 경기 전까지 누가 이길지 쉽게 점치기 힘든 상황이었다.
알롭스키는 최대한 슬림한 몸으로 경기에 임하며 경쾌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반면 미어는 전날 치른 계체량 무게가 266파운드(120.66kg)였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헤비급 한계체중을 꽉꽉 채운 채 커다란 체격을 앞세운 파워를 무기로 들고 나왔다.
오소독스 알롭스키는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원거리 타격전에서부터 흐름을 잡아가려했다. 반면 사우스포 미어는 묵직한 펀치를 휘두르며 알롭스키의 날카로운 타격에 맞섰다.
하지만 전형적인 스트라이커인 알롭스키에 맞서 주짓떼로 미어가 시종일관 타격전으로 승리를 얻기란 쉽지 않다. 미어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어 틈만 나면 알롭스키를 옥타곤 구석으로 밀어붙이며 클린치 싸움을 걸었다. 알롭스키의 디펜스가 워낙 좋아 드러나게 테이크다운을 노리는 공격은 사실상 어려워 차근차근 흐름을 잡아가기 위한 방편이었다.
알롭스키는 예나 지금이나 타격가치고 그래플링에 대한 이해도가 최상급이다. 알롭스키는 적절한 겨드랑이 싸움을 통해 미어와의 클린치 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았다. 2라운드 초반 미어가 기습적인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상위 포지션을 잡았지만 효과적으로 방어해냈다. 결국 대부분의 싸움은 스탠딩으로 진행됐고 유효타가 더 많은 알롭스키의 승리로 끝이 났다.
경기 내용도 우세하게 끌고 가는 등 알롭스키가 결과적으로 승리를 가져갔지만 상당수 팬들은 3라운드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지 못했다. 허약한 맷집 때문이다. 알롭스키는 이전에도 자신이 먼저 많이 때려놓고도 결정적인 공격을 허용하며 무너진 적이 종종 있다. 미어의 묵직한 펀치가 허공을 가를 때마다 위태로운 상황도 여러 차례 연출됐다.
25승중 판정 경기가 5번밖에 없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록만 놓고 봤을 때 알롭스키는 결정력이 아주 좋은 파이터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같은 결정력에 약점이 포함되어있다. 알롭스키는 공격적인 성향이 아주 강하다. 미르코 크로캅, 앤더슨 실바 등 다른 특급 스트라이커들처럼 빈틈에 공격을 꽂아 넣어 마무리 짓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다.
자신의 공격에 상대가 충격을 받으면 저돌적으로 달려든다. 대부분은 헤비급의 파워를 앞세워 화끈하게 마무리했지만 그런 상황에서 지나치게 덤벼들다 역으로 무너지기도 했다. 지나치게 자신의 공격에만 열중한 나머지 방어에 소홀한 경향이 있다. 팀 실비아와의 2차전,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와의 경기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들어 과거에 비해 좀 더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습관적인 ‘핏불 근성(?)’이 남아있다. 미어 이전에 있었던 트레비스 브라운과의 경기에서도 너무 공격일변도로 밀어붙이다 하마터면 과거의 참담했던 역전패를 되풀이 할 뻔했다. 연승가도를 달리고 있음에도 늘 불안한 이유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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