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태현
작품명 : 우월한 세계
출판사 : 루트미디어
저는 오토샷님의 스너프게임을 선작해 읽고 있는 독자입니다. 스너프게임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암울함과 두뇌싸움, 긴박한 순간들의 연속을 즐기면서 오토샷님에게 큰 감사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오토샷님께서 올린 공지에 '우월한 세계'의 출판 소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 도서대여점을 들렸을 때 우월한 세계가 있었고, 정확히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 채 작가님의 필력을 믿고 책을 빌렸습니다.
요즘은 현대물, 그것도 대략 막장인생을 살다가 자살했는데 회귀했다, 아니면 뜬금없이 이세계 용이나 마법사가 우연하게도 주인공에게 연결되었다 이런 식이 많더군요. 이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략 막장인생을 살던 주인공이 죽었다가 눈을 뜨니 고등학생이 되어있더라~ 로 시작합니다.
막장인생을 벗어나기 위해 여러가지로 고민을 하는 장면은 아마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누구나 겪게 되는 과정일 것입니다. 이 주인공은 시간을 되돌렸지 무불통지의 신통술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니라서 좌충우돌하면서 어떻게든 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괜찮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바야흐로 체력을 기르기위해 등산을 하다 90년대 초반에 보이는 발을 헛딛어 굴러떨어졌더니 천년산삼을 먹더라...
여기서부터 문제입니다. 이 글은 심하게 말하면 여기서 끝났습니다. 천년산삼을 먹고 힘이 나니까 어? 이거 무협지에서 본 것 처럼 대강 이렇게?? 오 차크라가 생겼네~ 그렇다면 여기에 찔러보니 조폭이 우수수, 저기에 찔러보니 예지력이 쫘악, 예전에 재수없게 죽었던 여자가 갑자기 생각나서 구했더니 재벌집 미녀딸래미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어. 아버지가 알콜리즘이었지만 예지력으로 로또한방 긁어줬더니 엄마를 찾고 싶대...까짓 예지력 한 번 더 긁어서 엄마도 모셔오고! 부자됐으니 같이 살자니까 어찌어찌 같이 사는데 원래 서로 사랑했었잖아 그럼 됐지 머...
이제 소재는 무궁무진합니다. 이놈의 차크라는 치료술도 되고, 예지도 되고, 무력도 됩니다. 아마 더한 것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폼 안나게 천년산삼이 뭡니까. 다른 소설처럼 으악하고 다른 세계로 넘어가서 용가리왕이라도 만나서 투닥거리면서 오러랑 마법이라도 가지고 왔어야했습니다. 우월하게 살기 위해서 차크라가지고 찌끌거리며 남 뒤치닥거리하고 이러면 안됩니다. 까짓 예지 몇번 긁어서 로또 10회 연속 당첨만 되거나, 외국에 가서 몇천억 짜리 로또 한 번만 맞으면 끝나는 일인데요. 적어도 어느 책 처럼 능력으로 고기나 굽고 그런건 우월하지 않잖아요.
요즘 킬링타임용으로 이렇게 나오는 소설이 무척 많습니다. 현대고수백서였나?? 건드리고고님의 작품은 아예 대놓고 막 후려갈기는 책이니까 알아서 봐라라고 당당히 이야기합니다.(자기 작품 안의 인물이 작가의 다른 작품을 소개하면서 훌륭하네 뭐네 하는데 말 다했지요)
그래도 오토샷님의 스너프게임을 보면서 이렇게 치열하게 생각하며 글을 쓰는 분이시라면, 조금은 다르게 "진짜" 우월한 세계를 사는 주인공을 그릴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실망감이 더했습니다.
1권의 마지막에 주인공이 군대를 갔다와서 2년 뒤...로 끝납니다. 하지만 별로 기대는 되지 않네요. 차크라로 고기를 굽거나 자백을 강요하면 어떡하죠? 차라리 스포츠 스타가 되어 전무후무한 업적을 쌓았다, 뭐 그런 식으로 진행이 되면 조금이나마 우월해지지 않을까요?
제발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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