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우 각
작품명 : 십 전 제
출판사 : 뿔
십전제 아주 재미 있게 읽었습니다. 뒤 늦게 2권까지 읽고서야 이렇게 소소한 평이나마 할 수 있게 되어습니다. 대체로 좋았지만, 아쉬운 점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선, 천우경이 아닌 천우진... 이런 맨트가 너무 수시로 중복되어 껄끄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두번 읽을 때는 그런가 보다 하고 읽다가, 계속 반복되니, '아 알고 있다고....'하는 불퉁한 생각도 들어 버렸습니다.
두번 째로는, 잔인함이 잔인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신기하게도 역겹거나 잔인하거나 하는 것들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면 그렇게 인식은 하나 실제 그렇게 와 닫지는 않습니다. 십전제가 그런 경우입니다. 잔인하게 사람을 수십 수백을 죽여도 읽으면서 아 그런가보다 하고 읽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잔인한 장면을 읽으면서도 전혀 잔인하게 읽고 있지 않았던 거죠. 이런 걸 보면, 가끔 영화적 기법들이 얼마나 대단한가 생각하게 됩니다. 비유와 상징, 인물의 표정과 행동 등으로 그 잔인함을 극대화 시키니 말이죠. 글적으로도 그런 기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기법을 사용했다면, 십전제를 읽으며 그 잔인함에 치를 떨었을지도 모릅니다.
세 번째는 주인공 행동의 작위성입니다. 글을 읽으면서 천우진이 목을 쓰다듬는 것을 언급하는 부분이 몇 번 나옵니다. 심리와 상황과 상관 없이 생뚱맞게 삽입된 장면처럼 느껴졌습니다. 나중에 가니 함정을 파기위한 장치였다고는 알게 되었으나, 두번째 사항과 비슷하게 역시 그런가 보다하는 정도였습니다. 가끔 추리 소설을 보면 별 상관 없는 등장 인물의 행동에 의미를 담아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십전제와는 반대로 나중에 가면 별거 아닌 경우가 더 많지만, 그 순간의 인물의 심리와 상황과 매치되면서 읽는 이 스스로 하여금 그러한 상상을 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재적으로나 스토리적으로나 나물랄데 없는 간만의 수작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얼핏 보이는 실적을 보아하면 그리 나쁘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글 전체적인 짜임새가 조금 부족한 듯 싶었습니다. 대작이 될 뻔 했는데, 여러 수작 중의 하나로 남아 버린 듯 하여 조금은 아쉬운 십전제 였습니다.
Comment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