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김대산, 쥬논, 이현비
작품명 : 몽상가. 샤피로. 듀얼리스트. 하룬
출판사 :
이 글은 몽상가와 샤피로를 중점으로 그 글들에 대하여 제가 생각하는 단점을 써보겠습니다. 비교대상으로는 예전의 듀얼리스트(하룬 작가의 이전 글)라는 책을 말해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몽상가와 샤피로를 두고 현실과 환타지(혹은 꿈)이 맞물려돌아가는 것이 신선하고 재미있다고 하십니다.
초반에는 그렇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글이 길어질수록 산만해지고 시선이 분산될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의 듀얼리스트가 그랬는데요. 사실 이계와 현실을 꿈 비슷한것을 매개로 왔다갔다하는 소재를 가진 것은 몽상가나 샤피로가 처음도 아니고 그다지 신선한 소재도 아니죠. 한참 예전 글인 듀얼리스트도 그런 소재였고 아마 듀얼리스트 이전에도 그런 글이 꽤 있었을것 같습니다.
어쨌든 듀얼리스트, 저는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현실이건 환타지건 자꾸 여자들이 꼬이는 막장전개와 조기종결삘 나는 결말에 실망을 했었죠. 그리고 저는 현실이 더 재미있어서 환타지쪽 꿈은 나오면 좀 짜증이 나서 대강 넘기곤 했습니다. 듀얼리스트 자체는 개인적으로 흥미있는 글이었지만 아마 시장에서는 실패했던것 같습니다.
몽상가와 샤피로가 듀얼리스트와 같이 현실과 이계가 거의 같은 비중으로 이야기가 번갈아서 전개된다면 결국 독자들의 불평을 피하기가 어려울것입니다.
어떤 불평이냐면 독자마다 선호하는 이야기가 달라진다는것입니다. 어떤 이는 이계쪽 이야기가 더 재미있는데 한창 재미있을때 현실로 바뀌어서 짜증난다고 할테고, 어떤이는 현실이 더 재미있는데 자꾸 환타지(꿈) 부분이 길어져서 싫다고 할것입니다.(이건 감상이나 비평란의 글에 달린 댓글들만 봐도 알수 있죠. 어떤이는 현실을, 어떤이는 꿈을 선호하고 서로 다투기 직전까지 가기도 하더군요.)
물론 양쪽 이야기 다 재미있다고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양쪽을 둘다 똑같이 좋아할수 있는 분이 얼마나 되실까요.
바로 이점이 문제입니다.
독자가 어디 이야기에 집중을 할지를 몰라서 갈팡질팡을 하게 되고 권수가 더해도 그런일이 계속된다면 그만큼 흥미가 떨어지죠.
저같은 경우 몽상가와 샤피로 모두 현실쪽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무협이나 환타지쪽은 흥미가 떨어져서 대강 넘겼습니다. 어떤분은 이계쪽이야기가 더 재미있으실테고 현실쪽은 대강 넘기실것입니다.
이건 글쓰는 분이 너무 욕심을 부렸기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쥬논님이건 김대산님이건 두분은 양쪽이야기 모두 흥미진진하게 쓸수 있다고 생각하셨고 아마 그렇기에 양쪽의 이야기를 거의 비슷한 분량으로 쓰셨을것입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초반에 양쪽의 비중이 비슷하다고 해도 독자에게 어느쪽에 더 비중을 두고 읽을지를 글 속에서 알려주었어야 하고 그에 맞추어서 그 비중있는쪽의 이야기를 권이 갈수록 점점 늘려가는쪽이 어땠을까 합니다.
책속에서 앞으로의 전개에 대하여 은연중에 암시를 한다면 독자도 암묵적으로 '아하 이쪽이 진짜구나'하고 느끼며 그쪽에 더욱 집중을 할수 있겠지요. 다른쪽 이야기 역시 주 스토리를 돕는 배경지식으로 활용을 하기 위해 좀더 흥미를 가지고 읽을수 있지 않을까요.
덧붙이자면 현실과 이계 양쪽에 모두 동등하게 흥미있어하는 분들에게도 이런식은 좋지 않다고 봅니다. 같은 분량의 책이 2갈래로 이야기가 나눠지면 결국 이야기가 자꾸 끊길수밖에 없습니다. 4권 분량이라고 해봐야 각각은 두권밖에 안되니 책읽는 보람이 그다지 없죠.
한가지 이야기 4권을 읽는것과 두가지 이야기 2권씩 4권을 읽는것중에 선택하라면 보통 어느쪽을 선택할까요. 저라면 한가지 이야기 4권을 선택하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듀얼리스트의 실패를 거울삼아서 쓴 하룬은 상당히 매끄러운 전개를 높게 평가할만합니다.
(노파심에서 강조하자면 제 말은 몽상가나 샤피로보다 하룬이 더 재미있다거나 더 잘쓴 글이라는 말이 절대 아닙니다. 이걸로 논란이 일어나는것을 원치 않습니다. 다만 비슷한 소재를 가지고 하룬은 좀더 독자의 편의성을 고려했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하룬의 경우 초반에는 누가봐도 게임이야기가 주입니다. 독자도 게임이야기에 집중을 합니다. 그리고 현실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데 11권 까지 나온 지금은 게임과 현실의 비중이 거의 같아졌고 앞으로는 현실의 비중이 조금씩 더 높아질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전개가 자연스럽기에 높아지는 현실의 비중에 따라 독자의 관심도 점점 현실에 더 흥미를 가질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룬의 내용이나 설정 이런면에 대해서는 이글에서 다루지 않겠지만 시선의 자연스러운 이동과 독자가 집중해야 할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짚어주는 능력은 대단하다고 봅니다.
그럼 결론은 무엇이냐?
몽상가와 샤피로는 아직 초반임을 감안해도 독자가 어디에 집중을 할지 갈팡질팡할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어디가 주인지 아니면 끝까지 양쪽이 주인지 알수가 없거든요.
줄거리가 전개될수록 어느 한쪽에 비중이 더 갈수도 있지만 그런경우 다른쪽에 더 흥미를 가지던 독자는 오히려 흥미를 잃고 떨어져나갈수도 있습니다.
끝까지 양쪽이 비슷한 비중이라면 어느 한쪽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들은 결국 지쳐서 떨어질것입니다.
조금 더 선택과 집중이라는것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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