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여명설
작품명 : 지옥마인
출판사 : 현재 無
복수. 현대를 살아가는 일반인의 대부분은 오늘도 평탄한 하루를 보낸다. 집이 있고 가족이 있다. 갈곳이 있고 돌아올 곳이 있다. 흔히들 쳇바퀴 인생이라 하는 하루가 어제였고 오늘이었고 또 내일인 삶인 것이다. 그러나 통계는 매일 55명 씩 우리 주변에서 누군가는 그 일상에서 험하게 내동댕이 쳐진다고 한다. 사고가 났을 수도 있지만, 범죄가 일어났을 수도 있다. 하루. 단 하루, 어제와 전혀 다르지 않을 수도 있었던 그 하루 때문에 인생을 붙잡고 울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그 하루의 55명의 일부가 된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삶을 욕하고 주위를 원망할 수도 있다. 혹은 결국 모든 것을 놓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실의에 빠져 지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 중 대부분은 찰나라고 하더라도 어느 순간엔 복수를 꿈 꿀 수밖엔 없다. 복수! 그것은 얼마나 어렵고도 쉬운 행동이던가. 우리는 사실 복수라는 행위에 대해 그 어떤 시대에 살고 있었던 우리네 조상보다도 더 상세하고 치밀하게 알고 있다. 정말 우습지만, 언제 어느 매체를 통해서 배웠든, 어쨌든 우리 모두가 복수란 것은 결코 빨리 이루어 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가장 기본의 기본, 복수의 핵심 중 핵심은 정말 당연한 상식이 되어버렸다.
그 복수를 주제로 오늘도 또 다른 소설이 이 문피아에 공개되었고, 작가분의 말씀으로는 곧 전국의 서점에서(그러나 우리 모두가 슬프게도 알고 있듯이전국의 대여점에서) 이 무혐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지옥마인은 솔직히 말하자면 그동안 나왔던 수많은 '복수혈전'의 스토리 라인을 따라간다고 해야 한다. 가족, 혹은 친인의 삶이 유린당하고 주인공은 그것을 피로써 목숨으로써 되갚아 나간다.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 비슷한 스토리 라인을 가졌던 무협 5개가 벌써 스쳐지나간다. 이것은 특히나 대중에게서 접근되기 쉬운 글이란 점에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어쨌든 누가 먼저 출판하냐의 문제지, 결국 수많은 사람이 쉽게 쉽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스토리 자체로 먹고 들어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장르의 글을 구분 짓는 것은 결국 작가의 글쓰는 능력, 다시말해 얼마나 작가가 화려하게(혹은 깔끔하게)글을 쓸 수 있느냐인 것이다. 그런 점에 있어 지옥마인은 적당한 수준의 글솜씨로 쓰여진 글이다. 화려하지만 불필요한 장식물들은 어느정도 제거되어있고 또 글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하기엔 조금 손볼 곳 들이 많다고 하겠다. 저 대여점에 진열되어 있는 수많은 판무글과 비교하자면 굉장히 양호하다 할 수 있겠다. 등장하는 인물들 또한 많은 수정을 고려해야 할 글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등장인물이란 면에 있어서는 지옥마인은 정말 5~6년전 판무글들과 다를바가 전혀 없다. 등장인물의 대부분이 미남 미녀라는 것은 둘째 칠정도로 사소한 것이지만 그 등장인물의 등장 순간이라던가 그 장면에서 등장 시킨 의도 등등은 독자가 수없이 읽고 읽고 읽고 또 읽어서 그토록 지겨워 하던 바로 그 장면들이라는 것이다.
지옥마인이란 글은 읽기에 부담이 가지 않는 글이다. 무슨 뜻이냐 하면 쓸데없이 수식어만 잘 장식해 놓지 않은 글이란 것이다. 특히 이 글이 큰 관심을 끌게 될 것이란 예상을 하는 이유는 요즘 주변에 정말 처절한 복수를 기대하는 사건 사고가 많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현실은 시궁창이라 이런 글에서 카타르시스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마침 글의 키워드가 복수라는 사시사철 매력적인 단어이니, 시기를 잘 만났다고 해야 할까. '재미' 라는 것은 다른 수많은 판무글이 똑같이 나누는 공통분모이니 만큼 작가는 스스로가 정한 키워드를 어떻게 써서 자신의 글을 특별하게 만들지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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