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작가
작품명 : 거의 대부분의 소설
출판사 : 모든 출판사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숨막히는 액션? 모든 걸 잃고 난 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복수극? 아니면 재미난 코미디?
이 모든 것은 취향에 따라 갈리겠지만, 단 한가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다 사랑하는 장르가 있습니다.
바로 사랑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본래 판타지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세상과 거대하고 사악한 용, 그리고 그런 사악한 용을 해치우기 위해 떠나는 위대한 용사들의 파티야 말로 진정한 백미가 아닐 까 싶은데요,
저 거대한 폭포수 위에 아슬아슬하게 떠있는, 낡았지만 거대한 대리석 다리, 이미 폐허가 되어버린 잃어버린 신전의 위용과, 그 찬란했던 과거를 잊지 못해 떠도는 원혼, 그리고 사악한 용의 어둡고 괴의한 던전까지, 요새 판타지 소설은 대부분 전쟁소설로 둔갑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적어도 제가 생각하는 판타지는 저렇습니다.
그럼 무협은 어떨까요. 강호의 세계는 남자들의 세계입니다. 비록 독자들의 현실이 요새 유행하는 빵셔틀이던, 공부벌레던, 어설프게라도 주먹질 좀 휘두를 줄 알던 간에 술 한잔에 모르는 사람이 의형제가 되고, 머리아픈 토론과 갈등을 주먹으로 해결 하는 그런 남자들의 로망인 곳과도 같은 곳입니다.
하지만 자고로 영웅이란 주색을 능해야 하니 여기서 주는 술이고 색은 여인을 뜻합니다.
남자들에겐 힘도, 권력도, 우정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사랑도 중요하다는 것이겠죠. 어쩌면 아름다운 여인을 가진 자는 그 남자의 힘과 권력을 상징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도 볼 수 있으니까요.
저도 처음엔 판타지든 무협이든 사랑 이야기가 있고 갈등이 있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또 여자들이 남자주인공을 따르는 것도 재밌어 했고요. 그것을 일종의 대리만족이겠지요.
저는 연애를 한 번도 못해봤습니다. 뭐 사실대로 말하자면 최근에 애인 비스무리 한 게 생기긴 했다만 이게 좀 난감한 문제가 껴있어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확실하게 말해서 저는 연애 경험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전 여자들의 순정만화를 아주 재밌게 봤었던 기억이 납니다. 바로 연애에 대한 환상이 가득 차있어서 그렇지요. 심지어 무협세계나 판타지 세계의 시덥지도 않는 가짜 마초 연애 이야기도 즐겁게 느껴졌습니다. 가짜인 것을 알면서도 말이죠.
하지만, 조금식 나이가 들며 여자들이 만들어낸 순정만화책이 유치해지기 시작해지고, 그렇게 좋아하던 일본 만화책이나 그들의 게임이 재미 없어질 때 즈음,
어느순간 판타지와 무협세계에 있는 사랑 이야기에 혐오감을 느낄 정도로 거부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막 연애를 시작한 지금의 상황에서도 말이죠. 옛 고서에 의하면 지금 저의 상황은 그 어떠한 것도 아름다워 보이고, 그 어느 거짓된 사랑 이야기도 마치 내 이야기처럼 다가와야 할텐데 전혀 그렇지가 않단 말이죠.
그것은 아마 제가 문제가 있기 보다는, 이미 나이가 어느정 도 찬 독자에게는 전혀 와닿지가 않는 '가짜' 연애가 너무나도 쉽게 글에 묘사되어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일본의 중고등학생을 노리고 만드는 순정만화책.
한국의 중고등학생 작가가 중고등학생 수준으로 만드는 소설책.
심지어 능력이 있는 성인 작가들조차 중고등학생을 노린 탓인지 성인 독자를 배려하지 않고 그런 어설픈 이야기(사랑)를 써내려 간다는 것입니다.
그 어설픈 이야기는 3처 4첩일수도 있고 여주인공이 주인공에게 호감을 느끼는 과정일수도 있습니다.
네. 전 저번에 혈염도에 대해 칭찬하면서도 강하게 비판했던 사람입니다. 그중 제일 비판한것이 역시 여인 문제에 관해서였지요.
이 글을 쓰는 것은 밑에 소림곤왕이라는 비평을 보고 문득 제가 생각한 것을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제 취향 자체가 지독한 마초근성이라서 제가 생각해둔 이야기나 제 취향의 맞는 이야기를 봐도 거의 여자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어디 남자들의 세계에 여자가 끼어드느냐!'
이런 뜻이지요. 이것은 제 스스로 마초답지 못한 것을 다른 매체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라고 스스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대중문학 이라는 작품을 쓰려면 다방면으로 경험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진득하고 깊은 사랑 이야기를 다룬 소설을 하나쯤은 읽어봐야 한단 소리지요. 그럴게 아니라면 과감히 삭제하던지요.
요즘 어려운 시장소에 중고등학생을 노리지 않으면 힘들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또 제가 연애 이야기를 싫어해서 잘 몰라서 그렇지 실제론 아주 가슴이 두근 거리는 사랑 이야기(판타지 무협장르)를 쓰시는 분들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슴속에 숨겨져 있는 자신의 마초근성을 만족시켜줄 책을 찾는 독자들을 위해서, 과감히 어설픈 사랑 이야기를 삭제시켜 줄, 또는 잠깐 스쳐가는 사랑 이야기라도 진정 성인 독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써내려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이런 비평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읽어주신 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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