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대부분의 게임소설 작가
작품명 : 대부분의 게임소설
출판사 :
비평란에, 게임소설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올라옵니다.
이걸 역으로 해석하면, 그만큼 게임소설이 화제의 대상이고,
(어느 정도 팔린다는, 혹은 읽힌다는 이야기, 아주 외면받는다면
굳이 자주 언급할 필요는 없을 테니까...)
동시에 상당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될 겁니다.
그렇다면 과연 게임소설은 왜 그토록 비난을 받는 것이며,
동시에 왜 그런 비난 속에서도 나름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일까요?
우선 장르소설계 내부에서조차 유독 비난을 면치 못하는 게임소설이 인기를 끌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그 답은 의외로 쉽다고 생각합니다.
익숙하니까!
네, 익숙하죠. 요즘 10대들에게 게임은
과거 30대들이 읽던 만화책과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일단 익숙함은 접근성을 쉽게 만들죠.
편하니까!
이건 좀 설명이 필요할 것 같군요.
보통 잘 쓰인 판타지, 무협은 독자들을 만들어진 창조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이걸 쉽게 말하면 감정이입이라고 하죠.
좀 넓게, 극단적으로 해석하자면, 해리포터나 각종 만화, 게임의 코스튬은 독자들이 감정적으로 그 세계로 편입됐음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따라한다는 것만큼 좋아한다, 감정이입이 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죽는 것을 반대하는 청원이 생기는 것을 별로 놀라워하지 않습니다.
그런 이유로 아주 잘 쓰인 판타지, 무협, 로맨스, & 순수문학은
어느 순간 독자의 눈에서 눈물을 뽑아내기도 합니다.
(책보다 이런 경우는 영화에서 흔하죠...)
어쨌든 이렇게 감정이입이 가능한 것은
작가와 독자 간에 하나의 약속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건 물론 공상, 상상의 세계다,
하지만 어쨌든 이걸 보는, 읽는 순간에는 실존하는 세계로
생각한다...
따라서 독자들은 무협을 읽으면서 이런 설정은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따질 수도 있는 것이고,
주인공의 활동 하나에 주먹을 불끈 쥘 수도 있는 겁니다.
(따라서 작가들의 전가의 보도인 작가 마음대로가 때로
먹히지 않는 이유도 이것에 있는 것입니다.
독자들이 보기에 정말 글을 쓰는데, 이건 작가가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하면 양해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것이죠...)
좀 설명이 길어졌는데,
게임소설을 다시 말하자면
게임소설은- 요새 흔히 나오는 양산형 게임소설은- 이런
감정이입이 그다지 필요치 않습니다.
왜냐?
게임소설 속의 무대는 가짜, 허구라고 게임소설 스스로
밝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 게임 소설의 배경은 게임이죠... 가상의 공간,
만들어진 이야기...
유일하게 진짜라고 약속된 것은 게임 밖 세상인데,
요즘 게임소설에서는 그 게임 밖 세상의 분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그 중요성도 떨어집니다.
이런 허구임을 밝히는 설정은 감정이입에는 다소
문제를 일으키지만,
(가령 게임 속에서 주인공이나 히로인, 중요 조연이
죽는다고 안타까움을 느끼는 경우는 드뭅니다.
네, 로그아웃일 뿐이니까요. 실제 죽는 것은 아니죠.)
또 다른 측면에서는 보는 독자를 편안하게 합니다.
사실 이 감정이입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글을 읽는 훈련이
돼있지 않으면 쉽지 않기 때문이죠.
(* 책에 확 빠져들수록 감정이입이 쉽습니다. 그런데 요즘
청소년들의 독서습관은 이것과는 거리가 멀죠....
물론 작가가 잘 쓴 글일수록 감정이입을 잘 일으킵니다만,
여기서 제가 말하는 것은 그런 측면은 일단 배제하고서 논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감정이입이 어려운 세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액션영화에 익숙한 세대에게
게임소설 같은 글쓰기는 편안합니다.
심각하게 글의 내용 안으로 빨려들어가,
그 세계와 동화될 것을 요구받는 것이 아니라,
그냥 영화나 게임을 즐기듯 지켜보면 그만이니까요.
그럼 게임소설의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위에 나열한 장점이 거꾸로 해석하면 단점이 됩니다.
익숙하다?
이건 판타지- 소위 중세식 판타지에도 따라붙는 비판이지만,
게임소설 역시 대부분 천편일률적인 rpg 스타일을 따라가죠.
그게 주 독자층에게 익숙하기 때문이겠지만,
결국 그게 또 식상함을 불러일으킵니다.
편안하다?
에서 제가 주장했던 내용, 즉 소설 자체에서 이것은
허구,, 만들어진 세계라고 주장하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어쨌든 독자들이 게임소설을 보면서 감동하고 눈물을 흘릴
가능성은 확실히 줄어드니까요.
많은 분들이 게임소설에서 느끼는 어떤 이질감도 사실
이런 점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껏 나온 어떤 종류의 서사문학, 이야기에서도
스스로 이건 거짓말입니다라고 주장하는 그런 종류의
서사문학은 없었습니다.
하다못해 옛날이야기, 아라비안 나이트 조차,
아주 먼 옛날, 어딘가에서 실존했던 이야기라는 식으로
시작하죠.
게임소설처럼 그 작품 내에서 이건 그냥 만들어진 상상이에요.
라고 주장하는 것은 참 이질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다못해 게임소설의 원천인 게임에서조차 사실성을 더 높이려 노력하고, 게임 내의 커뮤니티가 오프라인과 연동되는 세상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죠...)
그렇다면 해결방법은 뭘까요?
1. 잘 쓰면 됩니다. 쉬운 이야기지만 아주 어려운 이야기이기도 하죠. 이건 허구의 세계지만, 그걸 알면서도 아슬아슬함,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면 됩니다.
네, 어쨌든 게임소설 역시 하나의 스토리라는 것에는 차이가 없으니까요. 단 설정이 문제겠죠.
로그아웃이 가능한 게임소설에서 어떻게 아스아슬함, 안타까움을
느끼게 만들 것이냐? 사실성을 느끼게 만들 것이냐?
실제 작품을 거론하면 안된다고 해서 언급은 안하겠지만,
문피아의 연재작품들 중에서 모 게임소설이 나름 이것에 대해서
가능한 한 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로그아웃하면(그냥 로그아웃이 아니라 pk 혹은 몬스터에게 죽어서) 주인공이 죽지는 않지만,
지금껏 쌓아놓은 능력치가 아장나고,,,(에게, 겨우 그걸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귀여운 펫형 아바타가 소멸한다는
설정으로 말입니다.
어차피 게임소설의 독자들이 좋아하는 것은 게임소설 내의
현실이 아니라, 게임스토리 그 자체이므로,
게임스토리에서 해답을 찾자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무협이나 판타지에도 나름 약간씩의 제한이 있습니다만,
게임소설의 제한은 더욱 심하니까요.
또 이런 게임의 제한을 제멋대로 파해하기 때문에
그동안 게임소설들이 욕 먹어온 것이기도 하고요.
두 번째 해답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게임소설의 원류, 게임소설이란 무엇인가?
아니, 소설이란 무엇인가?
이거 보다 근본적인 질문이자, 해답입니다.
저는 소설에 대해서 소통을 중요시합니다.
작가와 독자의 소통,
주인공의 내부적 소통,
주인공과 외부의 소통,
게임과 게임 밖 현실의 소통,
게임으로 시작해서 게임으로 끝나버리면,
확실히 게임소설의 성장가능성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밑에서 어떤 분이 스포츠에 비유하신 것에 동감합니다만,
슬램덩크가 재미있는 것은, 감동이 있는 것은
농구장 밖의 이야기도 있기 때문입니다.
농구를 하기 전, 그 과정에서,, 그리고 농구시합이 끝난 후의,,
시종일관 농구장 안에서의 시합 이야기만 있었다면
명작이 되기는 어려웠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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