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한세
작품명 : 학사 김필도
출판사 :
평어체로 썼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어색함과 거북함.
무협작가였던 작가의 외도여서일지 모르겠지만 한세 작가의 판타지는 읽는동안 어색함과 거북함이 느껴진다. 물론 재미라는 면에서는 굳이 논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글임은 인정한다. 하지만 넥타이 정장에 슬리퍼같은 위화감을 느낀다. 어째서 이런 느낌을 받는걸까 고민 아닌 고민을 해봤지만 지금까지 딱히 이유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학사 김필도'라는 책을 보면서 그 위화감이 어디서 기인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의 판타지에는 판타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판타지라는 껍질만 쓴 무협소설의 어설픈 변신일 뿐이다. 판타지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마법이 그의 손에서는 단순히 무공과 같은 하나의 기예로 전락한다. 그의 손에서 움직이는 기사들은 주군에 대한 충성보다는 의리에 따라 움직이는 강호인에 더 가깝다. 이쯤되니 솔직히 좀 화가 나기도 한다. 판타지와 무협 둘중에 어느 하나만 편애하지는 않지만 이런 겉모습만 바꿔서 판타지라고 우기는 글을 보고 나면 재미를 떠나서 불쾌감이 남는다. 작가 스스로의 역량이 부족해서 이렇게 글을 썼다면 불쾌감이 들 이유도 없다. 하지만 작가의 전작들을 보아왔던 독자로서 이런 어설픈 껍데기만 바꾼 판타지는 판타지를 너무 우습게 생각하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퓨전판타지라는 만능열쇠로 이러한 논란을 피할 수 있다는것도 안다. 하지만 그 만능열쇠로 작가의 프라이드는 지킬수 없다는것도 알려주고싶다. 무협이고 현대이고 미래고 다 끌어와도 '퓨전'이라는 단어 하나로 혼합이 가능한 시대지만 이렇게 옷만 갈아입고서 다른사람인척 하는건 아닌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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