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소설을 쓰는 작가로서 게임 소설에 대한 많은 얘기들을 보고 기분이 좋지 않아 몇 자 적어봅니다.
중학교 1학년때부터 무협지를 읽었던 것 같습니다.
벌써 15년 정도의 시간 동안 무협과 판타지 장르를 봐 왔던 독자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들 중에 세로로 쓰여진 무협지를 보신 분이 있습니까?
이제는 아예 사라져 버린 책이죠.
많은 무협과 판타지를 읽었지만 10년 이상 책을 보다 보니. 책 1권만 봐도 느낌이 오는 소설이 많습니다.
주인공의 기본적인 기연이나 앞으로의 방향성이 1권에 다 들어있어 유추가 가능한 소설들이 많습니다.
이는 아무래도 인터넷 연재로 인한 폐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연재를 하는 작가 입장에서는 매번 올라가는 분량에서 나름대로 재미를 이끌어내야 하거든요.
왜냐하면 대다수의 독자들이 몇 개의 연재분을 보고는, 어떤 독자들은 첫 번째 프롤로그만 보고 이 소설을 볼지 안 볼지 결정해 버리기 때문이죠.
중간에 재미가 떨어지면 바로 끊는 분들도 많습니다.
작가의 역량이나 글솜씨를 그 몇 개의 연재본에서 전부 단언해 버리는 것입니다.
그것이 틀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저 또한 책을 빌리기 위해 대여점에 가더라도 앞에 부분을 좀 읽어보고 빌릴지를 결정하는 독자이기도 하니까요.
제가 주저리 주저리 말을 늘어놓은 이유는 독자층이 그런 소설을 유도하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 고무림의 독자들 중에는 오랫동안 무협을 즐겨 읽으셨던 분들이 참 많으신 것 같아 좀 놀랍기도 합니다.
튼튼한 독자층이 받쳐주면서 작가들의 힘이 되어 주기 때문이죠.
독자층이 힘을 실어주면 작가는 자신의 얘기를 풀어나가기가 더욱 쉽습니다.
지금의 고무림에서 무협이 주류를 이룬 가장 큰 이유는 무협을 사랑하는 독자층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단언합니다.
하지만 게임 소설은 그렇지 않습니다.
작가의 뜻을 받쳐줄 독자층이 튼튼하지 못하다는 것이죠.
그 사실은 작가의 글이 수정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제가 조아라에서 글을 올리는데 참 많은 쪽지와 댓글을 봤습니다.
어린 독자들이 대부분이겠지만 결국 독자들의 생각과 바램이 주인공은 언제 강해지냐는 중심의 질문이 많습니다.
다들 통쾌하기를 바라고, 깔아놓은 복선이나 의도적인 설정은 넘어가고 본론으로 어서 들어가기를 바라는 말들이 많죠.
그런 쪽지를 계속 받게 되면 작가분들의 마음은 심란해지기 마련입니다.
작가 입장에서도 책이 많이 나가기를 바라고, 많은 사람이 읽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죠.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은 이유,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게임 판타지의 새로운 시도라든지 명작을 바라신다면...
독자층이 먼저 받쳐줘야 합니다.
어떤 글을 쓰던지 작가를 지지해주고, 격려해주는 사람들이 늘어야 하는 것이죠.
그 받침 없이는 항상 여러분들이 노상 게임 판타지를 비난하는...
킬링 타임용 소설이라는 오명은 벗어나기 힘들 겁니다.
저도 이번 작품을 끝으로 게임 판타지는 안 쓸까 생각중입니다.
독자층이 그럴진대 힘이 나겠습니까.
아직 게임 소설이 자리 잡기에는 이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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