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에... 정연란에서 월(越)이라는 못난 글을 올리고 있는 주극이라 합니다.
자추쟁이는 비켜라! 라고 욕하지는 말아주시고 제 얘기 좀 들어주십시오. 이거 자추 아닙니다;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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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읽을 거 없을까? 너무 심심해......"
옆에 있던 친구녀석이 푸념하듯 내게 달라붙었다. 아, 그 놈 참 끈질기네. 너 처럼 냄새나는 남자녀석이랑 포옹할 시간따윈 없단 말이다!
"이거 놓고, 크흠....... 그럼 정연란 가서 OO무적 하나 읽어봐라. 추천도 꽤 많았고, 출판 계약까지 했다더라."
"읽었는데?"
분노가 인다. 이 몸이 성심성의껏 추천을 해줬는데 그런 힘없는 표정을 짓는다는 말인가! 나는 무의식적으로 소리쳤다.
"그럼 십이지 보던가!!!"
"응? 십이지?"
어, 왜, 왜 그렇게 정색을 하고 그래? 어이, 이봐, 야!
"뭐, 뭘 그렇게 쳐다봐?"
이 자식! 얼굴 치워라! 내 얼굴을 위협하지 말란 말이다! 나는 내 얼굴을 향해 입술을 들이대려는 친구녀석의 볼을 후려쳤다.
"헉, 헉, 수, 순결을 뺏길 뻔 했다....... 야, 인마! 위험했......!"
헥헥거리던 나에게 다시 녀석이 진지하게 물었다. 그것도 아주 부담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어디야?"
"뭐가?"
"그 십이지! 어디에 있냐고! 그리고 줄거리는? 줄거리는?"
자기가 무슨 사자후라도 배운 듯 녀석이 크게 소리치자 나도 지지 않으려 더 크게 소리쳤다.
"좀 조용히 해! 정연란! 작가님 필명은 연! '그'를 죽이기 위한 뭐시기! 나도 연참대전 준비하느라고 최근엔 못 읽었어! 근데 재밌어! 연참대전 끝나면 일독 할거야! 조금밖에 못 읽었는데 무지하게 재밌어! 분량 적다고 뭐라 그러지 마! 몰아서 보든가! 왜 그렇게 소리를 질러!"
줄거리를 모른다고 한소리 할 것 같아서 부연설명까지 친절하게 달아줬건만, 녀석은 이미 내 말은 무시한 채 정연란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자식, 눈에 불을 켰군. 후후후.......
"사랑해."
"응?"
뭐, 뭐야? 나, 난 얼레리 꼴레리가 아니야! 사랑한다니! 난 남자랑은 그런 은밀한 감정을 나누고 싶진 않아!
"뭐, 뭔 소리야!"
나는 슬금슬금 몸을 뒤로 뺐다. 사랑한다니. 그것도 남자한테 그런 고백을? 난 아직 젊단 말이다!
"사랑해!!!"
"끄아아악!!!!!"
.......난 그렇게 순결을 빼앗겼다.
후에 얘기를 들어보니 녀석은 두어 편 읽어보니 너무 재밌어서 추천을 해준 나에게 포옹을 선물(?)한 것이라고 했다. 자식, 재밌는 건 알아가지고.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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