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찝찝하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 이상하지만, 이 찝찝하고 어색한 느낌은 절대로 부정할 수가 없었다.
우워~! 돌겠네! 내가 왜 이러는 거야!!
"좋지 않아......"
"응? 뭐가? 뭐가 좋지 않은데?"
히, 히익! 귀, 귀가 간지럽잖아!
"깜짝 놀랬잖아, 인마!!"
녀석이 어느새 내 옆에 달라 붙어서 귓구멍 사이로 사이(邪異)한 목소리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 자식이!!
"뭐 어때? 우리 사이에......"
"그러니까 우리 사이가 뭐 어떻다는 건데?!"
내 소리침에 녀석이 갑자기 이상한 반응을 보였다.
왜 몸을 베베 꼬냐고?!
"헤에...... 알면서......."
"내가 뭘 알아!!"
어쩐지 한동안 조용하다 했다. 이런.......!
"어제 다~~ 읽었는데....... 뭐 재밌는 거 없을까?"
"앞으로 반경 3m 이내로 접근하지 말고 물어봐라. 부담 된다."
"알았으니까~ 추천 조오오옴~~~"
이 놈 보게? 알았다면서 왜 또 달라 붙는 건데?!
"크흑...... 이번엔 작연란이야......"
눈물이 다 나온다.
내가 왜 얘기하는 걸까.
무의식중에 내 몸이 녀석의 밀착에 반응하는 것일까?
아냐, 그건 아닐꺼야. 절대로 아닐 거야.......
"중얼거리지 말고 빨리이이~~~"
난 눈물을 흘리면서 슬픔을 곱씹었다.
복수할 거야, 복수할 거야........ 크흑.......
"백호님의 브러쉬 올마이티 라고....... 교주만세 작가님이 쓰신건데...... 흑흑........"
"정말?! 빨리 얘기해줘!"
이 놈은 친구분이 눈물을 흘리고 계신데 오히려 눈을 초롱초롱 빛내네?! 내 운명이 어찌 될라고 이런 녀석과 친구가 됐는지......
"잘 들어라. '이제부터 나의 그림은 현실이 된다.'"
"응? 니 그림이 왜 현실이 되는데?"
전혀 이해하지 못했잖아! 잘 들으라고!!
"아니, 그게 아니라!! 브러쉬 올마이티의 타이틀 글귀야, 이게!"
"아아......."
순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지 말란 말이다! 난 네 녀석의 음흉한 속내를 다 꿰뚫고 있어! 후후후.......
아니, 이게 아니지. 크흠, 어쨌든 난 녀석에게 다시 작품 설명을 해주었다.
"제목만 들어도 느낌이 팍! 오지 않냐? 펜을 들고 책에다가 휘리릭 하고 뭔가를.......응?"
"주극아."
한참 설명에 박차를 가하려다가 녀석이 조용해지자 나의 머릿속을 지나가는 한 단어가 불안감으로 다가왔다.
위험해! 위험해!
그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는 불안감의 엄습.
"역시 넌 내 사랑이야."
"지, 지금 뭐라 그런게냐......."
머릿속에서 사이렌이 울리고 있다.
피해에에에에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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