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속의 나비가 참 나인가, 나비의 꿈속의 내가 참 나인가. 인생이라. 내가 나비되고, 내비가 내가 되는 중에도 저바다는 태고족 바다였고, 저 하늘은 태고적부터 하늘이 아니었음인가.
헛되도다. 헛되고도, 헛되도다. 한줌의 목숨이 무엇이 그리하여 서로 얽매이고 허우적거리고 아수라를 이루었는가. 시작은 어디이며, 끝은 어디인가.
권력, 힘, 명예, 신념, 믿음, 사랑, 증오, 고통, 우정, 행복, 불행, 운명..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가.
과거, 이룬 것은 무엇이고, 과거, 잃은 것은 무엇인가. 저 하늘을 향해, 강해지리라, 모든 것을 버리라는 다짐이 얼마나 어리석었는 가. 크도다, 아(我)는 변하고, 심(心)도 변하건만, 어찌하여, 저 하늘은 변하지 않는 가.
내가 이루었던 모든 것도, 내가 믿었던 모든 것도, 내가 지키던 모든 것도, 아무것도 남지 않았으니. 헛되도다. 헛되도다.
호접몽(蝴蝶夢)의 나비가 나인가, 아니면 나비의 꿈속의 내가 나인가. 결국,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건만, 어찌하여,
나의 마음은 끝까지 그것을 믿고 따르려고 하는가.
끝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남는 것은 없다, 라는 것도 안다. 그런데도 끝까지 버티는 나의 이 어리석은 마음은 무엇인가.
이 나의 마음을 움직이는 충정(忠貞)인가, 아니면 다시 한 번 미련을 남기는 어리석음인가.
하지만,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기에 다시 태어난다.
- 패황일보(覇皇一步) - 제왕의 한 걸음은
- 만민만보(萬民萬步) - 만사람의 만걸음보다 더 깊다.
- 현세일몽(顯世日夢) - 현세의 일이 하루의 꿈이라도
- 아변호접(我便蝴蝶) - 나는 그 나비가 되고 싶다.
태제(泰帝) - Rebirth연개소문
魔刀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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