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폭력적인 묘사에 대해서...

작성자
Lv.2 무겸
작성
10.01.07 19:03
조회
465

글을 너무나 못 쓰는 글쟁이입니다.

글을 쓰는 건 좋아합니다.

못 쓰면서 쓰는 걸 좋아하니, 조금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요즘 예전에 완결시키지 못했던 무협을 다시 재연재하면서 독자분들의 따끔한 지적을 종종 받습니다.

(하지만 그분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못해, 너무나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무협소설에서의 폭력적인 묘사입니다.

크게 보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남성에 의한 여성에 대한 성적인 폭력이고.

나머지는 무공으로 상대방의 목숨을 해치는 과정을 묘사함에 있어서의 폭력입니다.

(아무래도 후자가 일반적이죠.)

그 폭력성에 있어서, 어떤 것이 더 잔인하고, 어떤 것이 덜 잔인할까요?

제 무협에서는 실제로 겁간을 당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는 시늉만 여러 번 나옵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런 범죄행위를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겁간(강간입니다.)을 암시하는 내용은 자주 나옵니다. 직접적으로는 나오지 않지만 말이죠. 왜냐하면 폭력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세계에서 상대적으로 우월한 힘의 남성의 폭력인 성적인 폭력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그러면서도 결코 강간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제가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범죄를 시도하는 자들은 반드시 응징을 당하게 쓰고 있습니다.

최근의 무협소설을 보면 강간을 별 것 아닌 소재로 다루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마치 그냥 당연한 일이니, 적당히 사람이 눈으로 페이지를 넘기도록 묘사하다가 슬쩍 끝내지요. 아니면 장난끼가 심한 주인공이 상대를 골려줄 생각으로 옷을 벗기고 이런 저런 짓을 하는 것도 자주 봅니다. 그리고 그러한 묘사는 결코 제가 쓰는 것처럼 (제 경우는 절대 강간을 당하지는 않지만.) 처절하고 잔인하게 표현되지 않습니다. 무난하거나, 때로는 코믹하게까지 표현되지요.

무엇이 더 잔인할까요?

슬쩍 강간에 대한 내용을 넣는 것과.

그러한 행위의 잔학함에 대해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것과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립니다. 성적인 폭력의 행위 자체를 표현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 전까지의 과정을 말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비무장면 등의 폭력적인 장면에 대한 묘사입니다.

제 무협에서는 사람을 죽이는 행위에 있어서 그 행위는 대단히 잔인하고 폭력적입니다. 또한 목숨을 잃는 상대는 처절한 모습을 보이며 죽습니다.

그래서, 제 글에서 많은 사람이 죽을까요?

오히려 어지간한 무협소설보다 죽어나가는 사람의 숫자는 적은 편입니다. 몇 백 명이 검기 한 방에 썰리거나, 천하제일의 무공을 지닌 주인공에 의해 몰살당하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사람의 목숨에는 경중이 없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찮은 등장인물 하나가 죽을 때도 최대한 자세하게 묘사를 합니다.

어느 날, 대단한 힘을 지니게 된 주인공이 무림을 종횡무진하면서 마교건, 썩은 정파건, 상대를 아주 쉽게 베어넘기며 코믹하게 진행하는 것은 잔인하지 않은 것일까요?

보기에는 눈쌀을 찌푸리지 않겠죠. 팔다리가 잘려나가거나, 처절하게 울부짖는, 그리고 죽어가는 사람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이가 보이지 않으니까요. 단순히 숫자로 표기되는 사람의 목숨이 날아가고 만 것이니까요.

저는 이것이 더욱 더 잔인하고 큰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생명은 소중합니다.

한 명이 죽더라도, 그 생명의 무게는 같습니다.

그러한 생명의 죽음은 그만큼 엄숙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관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 한 명이 죽는 장면을 잔인하게 표현하지만 결국 내용이 이어지면 그러한 행위에 대한 결과가 나오고, 사람의 생명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

한 번 격돌하면, 수십에서 수백까지의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쉽게 묘사되는 것.

대부분의 독자분들께서는 자세하게 묘사하는 것이 도가 지나치고, 더 잔인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쓰는 글에서

사람 한 명이 죽습니다.

그렇다면,

그에게는 가족이 있고, 그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혹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조금은 잔인한 설정을 하게 됩니다.

사람 한 명이 죽음으로 인해서 파생되는 결과를 보이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는 후반부에 주인공의 내면이 성장하게 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저와 비슷하게 생각하시는 분은 계시지 않은지 조심스레 물어보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상당한 소수의 성향을 가지고 계신 분일 겁니다. 흐흐.)

날씨도 춥고, 잔인한 표현을 싫어하는 독자분께 미안한 마음도 들어, 횡설수설을 조금 했습니다.

이런 한담도 받아주실 아량이 넓으신 문피아의 협사분들이라 생각해 염치불구하고, 이렇게 두서없는 글을 한번 올려봅니다.

날씨가 춥습니다.

다들 감기조심하세요.

(목도리는 필수입니다.)


Comment ' 6

  • 작성자
    적한의천사
    작성일
    10.01.07 19:21
    No. 1

    강간 등의 묘사가 쉬이 등장한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제가 본 여태 소설들에서는 다수 그렇더군요.)

    강간이라는 것은 피해자 여성에게 평생동안 정신적 고통을 안겨줄 수 있는 심각한 범죄이기 때문에, 그만큼 형벌도 큰것이지요.

    하지만, 가해자의 입장인 남성측은 강간이 유흥거리의 한 일면으로 받아드리는 점도 있는 것이 사실인 것같습니다.
    실제도 아니고 소설인데 뭐가 어떠냐? 하는 반응이 있으니까, 계속 소설에 등장하는 것이겠지요.

    독자의 입장에서는 그런 선정적인 요소가 등장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역겹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가의 입장에서는 악인의 악함을 표현하기 위한 요소로써 등장시키고픈 유혹이 있지요.
    역겹기에 그만큼 독자들이 주인공과 함께 악인을 미워할 이유를 추가시킬수 있습니다. 또한 맛있는 불량식품의 의미로 등장시키고 싶기도 하고 말입니다.

    본문에는 그저 강간의 시늉만하는 것을 묘사한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런 묘사 역시 자주 등장한다면, 독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어 결국 떠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_-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에르메
    작성일
    10.01.07 19:30
    No. 2

    저도 개인적으로 그런건... 좀 역겹네요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무겸
    작성일
    10.01.07 19:34
    No. 3

    적한의천사님, 좋은 의견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음, 그리고 강간의 시늉이라고 한 점은... 옷을 벗긴다던가, 하는 행위에 대한 묘사가 아니라, 그 전까지의 상황. 뭐라고 할까요? 강간 하기 위해 여성을 끌고 와 키득거리며 자신들의 욕망을 보이는 장면 정도라고 할까요? 그것보다 조금 더 진행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그 정도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성적인 폭력에 대해서 묘사하는 이유가 그러한 폭력이 나쁘다는 것과, 악인의 상징이라는 것, 그리고 그러한 폭력이 사회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적인 폭력은 거의 나오지 않고, 그보다는 무공을 펼쳐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과정에서의 묘사가 더 적나라합니다.
    그것이 문제가 되어 저도 머리가 복잡해져 이렇게 한담을 올리게 된 것입니다. 소중한 의견을 들었으니,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무겸
    작성일
    10.01.07 19:48
    No. 4

    의견주신 에르메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댓글다는 사이에 댓글이 올라와 있었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엔띠
    작성일
    10.01.07 20:03
    No. 5

    뭔가 길게 썼지만, 예전에 안 좋은 일이 있으셨던 분들의 기분이 상하길까봐 지우고 씁니다.

    선정적인 부분이 단연 문제가 됩니다.
    인간의 기본적 욕구인 성적 욕구와 그렇지 않는 폭력성의 차이랄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노스텔스
    작성일
    10.01.07 20:17
    No. 6

    이글보면서 새삼 느끼는거지만
    나무꾼과선녀에서 사냥꾼은 어떻게될을까?
    다시한번 생각해봅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04281 홍보 그대에게 묻는다 4년 전 그때의 이름을..? +1 Lv.1 임용 10.01.07 411 0
104280 한담 밑에 있던 "[한담]한국적 판타지의 요소?"에 대해.... +20 Lv.1 여우랑 10.01.07 666 0
104279 요청 소설 추천 좀 부탁드립니다! +6 Lv.4 휘야(輝夜) 10.01.07 375 0
104278 한담 한국적 판타지의 요소? +22 적한의천사 10.01.07 898 0
104277 홍보 발할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3 Lv.13 프리시커 10.01.07 615 0
» 한담 폭력적인 묘사에 대해서... +6 Lv.2 무겸 10.01.07 466 0
104275 한담 여러분께 묻고싶습니다. +4 Lv.5 月華影 10.01.07 711 0
104274 추천 고대마법과 현대마법은 같다 +6 Lv.55 하늘의색 10.01.07 1,495 0
104273 요청 뭔가 대중적이면서 새로운 소설은 없을까요? +13 Lv.49 무명마검 10.01.07 819 0
104272 요청 어디 용비풍운같은 소설 없을까요?? Lv.39 레벨V 10.01.07 429 0
104271 한담 글을 쓴다는 것은 ○○일까요? +12 Lv.5 세네니스 10.01.07 505 0
104270 요청 더 이상 없는건가요? +4 Lv.5 악필王 10.01.07 489 0
104269 추천 무겸님의 강호연가. +5 Personacon 자공 10.01.07 1,362 0
104268 요청 책 추천 좀 해주세요 +2 문호랑 10.01.07 411 0
104267 홍보 [누르하치의 꿈]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1 권빈 10.01.07 601 0
104266 추천 존경하는 사부님께 +9 Lv.19 K.B 10.01.07 991 0
104265 요청 이런 요청글 첨이려나... 해몽 요청입니다. ㅎㅎ; +9 Lv.39 청청루 10.01.07 585 0
104264 요청 출판작, 작가님이 사라지신 작품을 제거했는데, 채... +12 Lv.68 임창규 10.01.07 1,209 0
104263 한담 공백기간이 너무 길었던 걸까요 +8 Lv.1 노블R 10.01.07 857 0
104262 요청 추천부탁드립니다 ^^ +17 Lv.47 yo****** 10.01.07 601 0
104261 요청 소설 추천좀 해주세요 +6 Lv.55 혼은잇는가 10.01.07 441 0
104260 추천 추천이란거 저두 한번 해볼께요 +5 Lv.51 추혈비 10.01.07 1,501 0
104259 홍보 어느날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7 Lv.1 HaRang 10.01.07 792 0
104258 요청 태극검제와 상당히 유사한 무협지 없나요? +9 도죠히데키 10.01.07 894 0
104257 추천 당신의 가슴 속 바이올린! '뮤즈' +12 Lv.13 담소흔 10.01.07 732 0
104256 요청 웃고싶어요!! 소설추천좀.. +6 Lv.43 겨울의늪 10.01.07 597 0
104255 한담 글을 쓰다가 문득 궁금해져서...~~~ +2 Personacon 윤가람 10.01.07 361 0
104254 요청 여주 소설 추천 부탁드립니다! +11 Lv.57 aveeno 10.01.07 763 0
104253 추천 [추천] 풍운세류 유쾌한 무협소설 추천합니다 +5 Lv.29 가을흔적 10.01.07 1,182 0
104252 요청 눈이와서 밖에 나가기도 귀찮아 소설읽으려합니다 ... +7 Lv.93 늑돌파링이 10.01.06 661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