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진세인트
작성
10.01.27 01:54
조회
787

주인공은 제임스 후크 선장님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저쪽세계(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와 동화 속 세상이 나오는 이쪽세계(주 무대,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세계를 오가게 됩니다)가 배경입니다.

저쪽세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으셔도 다들 알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니까요. 하지만 이쪽세계는 다릅니다. 상상하는 것들이 있고,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 존재하며, 시간도 다르고, 공간도 다르며, 상상할 수 있는 존재와 상상하지 못할 존재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말 그대로 판타지죠. 이것저것 혼합된 세계입니다.

아주 먼 옛날, 이쪽세계와 저쪽세계는 아무나 오갈 수 있었습니다. 경계의 구분은 의미가 없었지요. 원하면 가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아니, 오가는 것의 의미는 없었습니다. 본디 하나의 세계였으니까요.

그러던 날들이 지나고, 어느 날 부턴가 이쪽세계와 저쪽세계가 나뉘어집니다. 아이들이 옛 이야기를 믿지 않고, 상상하지 않으며, 차갑게 얼어붙은 심장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그 경계는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쪽세계에 사는 자들 중 강력한 힘을 지닌 존재가 모여 마침내 이쪽세계와 저쪽세계를 양분해놓았습니다. 아주 긴히 사용할 때를 위해서 남겨둔 통로와, 아주 조금 남은 상상하는 아이들과 꿈을 꾸는 아이들이 연결한 길만이 이쪽세계와 저쪽세계를 잇는 통로를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간간히 오가는 이쪽세계와 저쪽세계의 여행자들도 마침내 그 여행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결정적인 사건이 터집니다. 이쪽세계와 저쪽세계를 오가며 온갖 악행을 쌓은 제임스 후크 선장이 마침내 네버랜드를 죽여버리고 만 것입니다.

유일하게 후크 선장에게 대항했던 피터팬마저 죽어버린 이 세계는 결국 영원을 위한 영원이 사라지고, 꿈꾸는 아이들의 심장이 차갑게 얼어붙었습니다. 통로는 모두 닫히고, 이쪽세계와 저쪽세계는 완전히 분리되고 말았습니다…

아무도 오가지 않게 된 두 세계. 마침내 후크는 다시 열린 통로를 통해 두 세계를 오갑니다. 별 아가씨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후크는 저쪽세계의 편안한 생활을 뒤로하고 여행을 떠납니다…

그리고, 본디 하나였지만 분리된 두 세계가 다시 돌아오려 하고 있습니다. 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후크 선장의 빛나는 영혼을 보러 와 주시겠습니까? 그와 여행을 함께 하시겠습니까?

결정은, 당신의 몫입니다.

「거울과 소년, 아주 먼 미래에 벌어질 일의 시작…」

소년은 거울을 보았다. 거울 안에는 소년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서 있었다. 거울 안에 있는 사람은 검은 안대로 왼쪽 눈을 가리고 있었다. 씻지 않은 얼굴이 무척이나 더러웠다. 먼지와 떼로 가득한 검은 얼룩이 얼굴과 목에 묻어 있었다. 감지 않은 머리는 기름이 져 있어 아무렇게나 뻗어 있었다. 더러운 냄새에 끌려 파리마저 몇 마리 주변에 날라 다녔다. 입고 있는 초록 옷은 찢어지고 구멍 나 있었다. 꼬질꼬질한 검고 누런 떼가 옷에도 묻어 있었다. 가죽 신발은 밑창이 뜯어지고, 도저히 신을 수 없었다.

소년은 거울 안에 있는 사람을 조금 더 유심히 살펴보았다. 파랗게 빛나는 눈동자가 보였다. 소년은 그 파란 눈이 무척이나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추위와 굶주림으로 인해 몸은 야위고, 다리는 너무 가늘어 서 있는 모습이 볼썽사나웠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른손이 없었다.

“오, 저는 당신을 동정해요.”

“오, 저는 당신을 동정해요.”

거울 속에 선 사람을 보며 말했다. 소년은 자신과 동시에 말한 그 사람을 보다, 그만 웃음을 터트렸다.

꾀죄죄한 얼굴, 가만히 내버려 두면 그대로 자리에 쓰러져 죽을 것 같은 모습. 머리 위로 윙윙대는 파리들… 소년은 거울 속의 사람을 동정했다. 동정하고, 동정하고… 마침내 소년은 웃음을 멈췄다. 거울 속의 사람의 얼굴엔 자욱한 분노가 퍼져 있었다. 그 모습은 결코 아름답지 않았다.

“난 너의 이름을 기억한다.”

“난 너의 이름을 기억한다.”

소년과 거울 속의 사람을 동시에 말했다. 완전히 같은 시간. 지금 일어나고 있는 괴상한 현상에 대해서 소년은 놀라워하거나 겁내지 않았다. 대신, 소년은 오른 손에 달린 갈고리를 들어 앞에 있는 사람을 향해 겨눴다. 녹이 슨 갈고리의 끝엔 전갈의 독이 묻어 있었다. 떨어진 독이 바닥에 닿자, 하얀 연기를 내며 흙을 태웠다.

“난 너의 과거를 기억한다.”

“난 너의 과거를 기억한다.”

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현재만이 존재할 뿐이다. 과거와 미래는 없다. 시간이란 실을 길게 늘어뜨린다면 과거와 미래는 무한히 선을 연결하겠지만, 현재는 오직 단 한 점만을 찍을 뿐이다. 그리고 신은 그 현재를 잡을 수 없다. 누구도, 아무도. 잡을 수 없는 현재에 살면서, 존재하지 않는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 말한다. 사람은, 신은, 우리는… 모두가 현재에 속에 있지만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만 말한다.

“난 너의 영혼을 기억한다.”

“난 너의 영혼을 기억한다.”

영혼. 단순히 단백질과 여러 기타 물질들로 이루어진 사람의 육체는 무적이나 단순하다. 신의 손길이 닿아, 오밀조밀하게 만져져 탄생한 육체는 움직인다. 먹고, 싸고, 잔다. 그 단순한 행위를 반복하며 육체는 커지고, 도로 쭈그러지다가 마침내 흙으로 돌아간다. 영혼은 없다. 영혼은 말하기 좋아하는 자들이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하다. 육이 죽으면 영은 다시 돌아 누군가의 육으로 들어간다. 하! 그 뻔하디 뻔한 환생론과 살아 있을 적에 행한 일들로 절대적인 누군가에게 재판받고 천국이냐 지옥이냐를 정하지도 않는다. 소년은 알고 있었다. 죽음은 없다. 죽음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 깊고 검은, 어둡고 차가운, 끝없니 잠드는 그 어둠의 어둠… 오직 그 뿐이다.

“난 너의 이름을 기억한다.”

“난 너의 이름을 기억한다.”

아아, 잘 알고 있지. 소년은 갈고리를 세워 독을 거울에 뿌렸다. 거울 속에서 뿌려진 독이 소년을 향해 부드럽게 유영했다. 돌고래가 바다 위로 점프하듯,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다. 소년이 뿌린 독 방울과 거울 안에 선 사람이 뿌린 독 방울이 정확하게 중앙에서 서로 맞아, 바로 아래로 떨어진다. 소년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너의 이름은 …!!”

“너의 이름은 …!!”

소년은 주먹을 쥐었다. 내뻗은 주먹과 갈고리. 거울이 깨지고, 소년은 미소 지었다. 돌아온 것이다. 다시. 증오하는 그가 살아있는 세계로.

'우리가 아는 동화와 모르는 동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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