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릭스님께서 과연 기뻐하실 것 같습니까. 그런 길을 걷는다고 좋아하실 것 같습니까."
나를 향한 말이었다. 카릭스가 기뻐할까? 검을 잡고 저를 지키겠다고 나서는 내 모습을 보고 뭐라고 할까. 그래, 분명 쓸데없는 걱정만 늘어놓고, 검을 당장 내려놓으라고, 다시 온실 속의 화초나 되라고 강요하겠지. 그게 나를 위한 걱정이든 배려이든, 아니면 카릭스 자신의 맘이 편하길 위해서이든, 나는 검을 내려놓지 않을 거다. 현재 난 카릭스의 기분에 휘말려 줄 상황이 아니다.
"카릭스가 기뻐하기 위해서 걷는 길이 아니에요. 지금 제 선택은 카릭스의 입장과 전혀 상관없어요."
문득 리안과 눈이 마주쳤다. 나는 계속 이어 말했다. 내뱉은 목소리가 내 목소리가 아닌 듯 강하게 튀어 나왔다.
"제 자신을 위한 길이니까요."
카릭스를 지켜서 그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한 길이지만, 카릭스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한 길이기도 하다. 아네모스에 여년묵은 책을 펴고 의미 없는 바람만 쐬던 소녀의 길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한 길이다. 여자가 걷기엔 고달프고 힘겨운 일정이 될지도 모르지만, 내 슬픔을 덜어주고 눈물을 닦아주고 의지가 되어주던 오직 단 한사람, 그 사람을 위한 길이다. 궁극적으로는 결국 카릭스와 함께 하려는 나 자신을 위한 길이다.
또한, 카릭스만의 기사가 될 길이다.
ㅡ* 제 3장 눈동자 속 순백의 검 中
***
안녕하세요? 보브입니다. 여러분께 당신만의 여기사를 소개시켜드리고자 합니다.
당신만의 여기사는 대부분 소설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지켜줘야 하는 래퍼토리에서 벗어나고자 구상한 글입니다. 여러분 중 '왜 늘 남주가 여주를 지켜줄까?'라는 생각을 하신 분들도 계셨을 겁니다.
그래서 떠오른 게 강한 여주입니다. 하지만 여주보다 약한 남주란 소설의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여주와 남주에게 동등한 강함을 쥐어주고 상호 의존적인 관계로 두었습니다.
시작부터 강한 여주를 쓰고자 했습니다만, 그러기엔 제 필력이 모자라 여주의 성장 과정 이야기를 늘어놓고자 합니다.
절대적인 로맨스 중심 소설이므로 현란한 스릴이 느껴지는 소설은 아닙니다. 또한, 진행이 많이 느려서 답답하게 느끼실 수 있는 소설입니다. 저와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나가실 분을 모십니다.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880
제 글을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