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매의 버려진 길 위에서
지난 주말, 그저 작가 이름이 독특해서 – 제겐 ‘왈순 아지매’ 하면 떠오르는 좀 특별한 어릴 적 기억이 있습니다 – 클릭해 들어간 정말 형편없는 조회수의 소설 하나, <버려진 길 위에서>. 서장만 1만 자가 넘는 첫 편을 보면서 학원물이구나 했지만, 의외로 문장이 탄탄해서 다음 편도 봤습니다. 갑자기 상황이 확 바뀌더군요. 다음 편, 그 다음 편……서너 편째부터는 그냥 빠져들어가 버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작가 왈, 공감하는 분들만 오시라고 일부러 홍보도 하지 않고 있다는데…...그래서 그런지 조회수가 참 민망스러울 지경입니다. 20~30 이나 되던가?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어느새 연재분량도 꽤 되어 40 몇 편이 넘어가고 있는데…… 혼자만 (사실은 몇 십 명의 열혈독자들과) 보기에 너무 아까워 이렇게 추천 올려 봅니다.
작가가 방송 대본 쓰는 분인가 본데, 정말 글이 정갈하고 탄탄하니 군더더기가 없으면서도 힘이 있어 걷잡을 수없이 빠져들게 만드는 이야기 진행. 참으로 뭐하나 나무랄 데 없는 그런 소설이었는데, 저는 그 문장 문장에 더 깊이 매료된 모양입니다. 작가가 이 문장을 고르기 위해 얼마나 고심했을까 싶은 그런 문장들을 수시로 발견하면서, 문득 언젠가 읽었던 신경숙씨의 <외딴방>이 떠오르더군요.
가볍지 않되 마냥 무겁지 만도 않고, 진중하되 유려한 문체에 연륜이 묻어 나오는 문장의 향연. 정연 로맨스 난에 있지만 단순히 로맨스라 하기도 뭣하고 한마디로 하자면, 그냥 ‘소설’ 이로군요. 잘 만들어가고 있는 한편의 소설. 어때요, 한 번 읽어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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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조금은 긴 호흡으로 보시기를 권합니다. 지긋하신 분들은 좋아하실 만 하고, 우리 어린 학생분 들은 글쓰기의 TEXT라고 생각하고 보셔도 괜찮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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