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에 나오는 정령들을 보면 한숨이 픽픽 나옵니다.
정령은 개뿔. 편리한 생활 도구 겸, 정찰기 겸, 전투 로봇 겸, 안시키는게 없고 안하는게 없는 만능 노예입니다. 거기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오기까지 합니다. 얼마나 편리합니까? 24시간 곁에서 대기하는 노예라니!
근데 이토록 주인양반에게 충성하는 정령들은 대체 뭣 때문에 이런 노예 계약을 맺는지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의외로 이걸 설득력있게 해명해놓은 소설이 별로 없어요.
솔직히 계약 못하면 깝깝한건 인간 쪽 아닙니까?
계약을 하더라도 최소 대등한 관계가 되는게 정상이라고 봅니다. 또 일률적으로 마나만 주고받는 계약이 아닌, 다양한 조건의 계약이 등장하는 소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정령사님, 뭐든지 시켜만 주십쇼! 굽신굽신. " 이러는 정령이 아니라
" 어? 너 일 제대로 안해? 그럼 나도 너랑 일 안해! " 하고 정령사를 뻥 차버릴 수 있는 정령을 보고 싶습니다. (성깔에 따라 칼을 반대로 잡을 수도 있겠지요?)
요컨데 정령이 단순한 주인공 꼬붕이 아닌, 능동적인 하나의 인격체로서 대우받는 소설을 찾습니다.
Comment '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