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0 CatReadi..
작성
11.07.23 08:48
조회
1,809

우여곡절 끝에 개인적으로 끄적인 졸작이 출판된 뒤로, 이것저것 고민이 많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저를 괴롭힌 고민은 바로 [출판된 책의 퀄리티]였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퇴고를 조금 많이 합니다. 맨처음 1~2권을 출판할때는 대여섯번은 퇴고했으니까요.

그렇게 퇴고를 하다보니, 막상 출판된 저 자신의 책을 안 볼때가 많습니다. 원고로써 몇번이나 반복해서 읽다보니 막상 출판된 책을 받아도 읽을 기분이 들지 않는 것이지요. 후속편을 쓰기 위해 바쁘기도 하고.

그런데 문득 시간이 나서 출판된 저의 책을 제가 읽어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럴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오탈자 때문입니다.

물론, 퇴고를 꽤 여러번 했는데도 오탈자가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더욱이 문법 교정기도 완벽하지 않기에, 몇번이나 돌려봐도 오탈자를 못잡아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더욱 저를 부끄럽게 만들고 때로는 실망시키는 것은...[출판사에서 교정을 한 후에 생기는 오탈자]입니다. 예, 제가 지금 농담한게 아닙니다.

출판의 대략적인 과정을 말씀드리자면, 1.제가 출판사에 첫원고를 넘깁니다. 2.출판사에서 1차교정을 해서 보냅니다. 3.제가 1차 교정된 원고를 확인하고 재차 수정해서 보냅니다. 4.출판사에서 2차 교정을 해서 출판시킵니다.

여기서 문제는, [4.출판사에서 2차 교정을 해서 출판시킵니다]라는 부분입니다. 즉, 마지막에는 제가 확인하지 않고 그냥 출판사에서 교정해서 출판합니다. 저 조차도 2차 교정에 대해서는 책이 나온 뒤에야 확인합니다. 뭔가 좀 이상한 과정이지만, 여태껏 계속 그렇게 해왔습니다.

즉, 무슨 말이냐하면...제가 확인하지 않고 2차 교정을 하다보니, [원래대로라면 있을 수 없는 치명적인 오탈자]가 이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인물들간의 대화로 한 문단을 끝냅니다. 그리고 다음 문단에서 다른 주제로 다시 대화를 시작합니다. 당연히 이 두 대화는 대화가 이루어지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주제가 다르므로 한 줄 띄우거나 혹은 중간에 연결 문장을 집어넣어야하는데, 출판사에서 2차교정을 하는 과정에서 이런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그냥 [계속 대화가 이어지니까 쭉 붙이자]라고 생각한 것 마냥, 그냥 쭉 붙여버립니다.

...당연히 내용이 앞뒤가 안 맞게됩니다. 어색해집니다. 제가 읽으면서도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예, 정말 솔직히 말씀드려서...출판사에서는 출판하는 작품 하나 하나에는 별로 그다지 신경쓰지 않습니다. 하긴 어찌보면 그게 당연합니다. 하루에도 수십개를 찍어내는 판국인데, 작품 하나 하나에 신경쓸 여유는 없겠죠.

만약 애초부터 그 정도일 줄 알았다면, 차라리 제가 교정했을 겁니다. 실제로 제 졸작의 3권은 저 자신이 교정했습니다. 예, 이것도 농담이 아닙니다. 제가 교정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번에 출판된 3권을 읽어보니, 차라리 앞의 1~2권보다는 오탈자가 덜 했습니다.

안타깝지만, 판타지 소설이나 무협지를 문학 작품이라고 여기거나, 혹은 정성을 들인 작품이라고 여겨주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심지어 돈을 벌어야하는 출판사에서도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하루에도 수십개는 쏟아지는 그저 그런 시간 때우기용 소모품으로만 생각합니다.

예, [견습무사]처럼 마케팅 실수로 인한 피해를 보는 것에 대한 항의는 사치스러울 정도고, 오탈자 교정에 대해서 신경 써달라는 말조차 하기 힘들정도로 작품에 대해 신경쓰지 않습니다...

아무리 졸작이라고 하나, 저는 저 자신의 글에 애착이 많습니다. 졸작이라고는 해도 애정을 담아 쓴 졸작입니다. 하지만 이런 애정을 담은 작품이, 좋게 평가받지는 못하더라도 오탈자 때문에 부끄러운 일이 생기는 것에는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그저 책을 읽거나 사주신 분들에게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Comment ' 14

  • 작성자
    Personacon 체셔냐옹
    작성일
    11.07.23 08:55
    No. 1

    영국에서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책을 만들겠다고 교정 및 퇴고만 100차례 이상 보고 온갖 교수들을 불러모아 만든 책이 있었는데, 그게 발매 첫날 오타가 발견된 사건이 있었지요. 첫 페이지 첫 번째 문단에서.

    글쓰는 사람에게 오타란 그런 존재 같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잘 안 보이는 존재. 아, 그렇다고 그걸 쉬이 여기란 뜻이 아니라 사람인 만큼 실수할 수도 있는 일이니 다음부터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자는 거지요 모두모두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청청루
    작성일
    11.07.23 08:55
    No. 2

    작가분께서 내신 오탈자는 몰라도 가끔 지면으로 된 책을 읽다가 보면,
    '아, 이건 교정,편집 작업에서 난 오류이겠구나.'라는걸 느낄 때가 있더라구요. 물론 아주아주아주 가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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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81 가나다라사
    작성일
    11.07.23 09:06
    No. 3

    오래된 책일수록 좀 더 심한 편인거 같아요.
    책방에는 거의 1쇄만 들어오기 때문에 .....
    고치지도못하고 ...
    게임판타지의 경우에는 책을읽다보면 다른책들에 비해 오.탈자가 훨씬 많은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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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71 Schwalz
    작성일
    11.07.23 09:47
    No. 4

    어쩔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출판사에선 사실상 교정을 안한다고 봐야됩니다. 오탈자 검수하는 사람을 따로 고용한다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있는 인원중에서 +@로 시킨다고 봐야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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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33 산중기인
    작성일
    11.07.23 09:54
    No. 5

    오탈자는 미꾸라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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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5 來人寶友
    작성일
    11.07.23 11:04
    No. 6

    최근 제왕록 인가 보다가 주인공의 칼이 투핸드 소드와 바스타드 소드라고 왓다갓다 하는 걸보고는 눈에 거슬려 집중이 안된기억ㄴ이 새록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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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84 카리수마
    작성일
    11.07.23 13:29
    No. 7

    인지 구조상 작가는 오탈자 잡기 미치드록 힘들죠. 재가 이린식으로 굴을 쓴다그해서 다른 분둘이 오탈자가 많타고 그 뚯을 이해하지 뭇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그런데 문재는 이런 방식의 오탈차의 경우 처옴과 끝을 중요하계 인식하는 사람의 인지구조상 또 내용을 알고 있기에 단어 하나하나에 주의룰 집증하지 믓하게 됨으로써 작가 흔자서 오탈자를 잡는 것은 굉장히 힘들어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시두김태은
    작성일
    11.07.23 14:10
    No. 8

    오 카리수마님 댓글 멋지십니다 ㄷㄷㄷ 복병은 한글로도 안 잡히는 오탈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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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숲돌이
    작성일
    11.07.23 15:08
    No. 9

    전 이미 장르 문학에서 나오는 오탈자에 대해서는 달관했죠....

    다만 중간에 사람 이름만 바껴서 안 나왔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숲돌이
    작성일
    11.07.23 15:18
    No. 10

    그러고보니 에뜨랑지 숨겨진 314에 이런글이 있습니다. 문제되면 지우겠습니다.

    [캠브릿지 대학 연구 결과

    캠릿브지 대학의 연결구과에 따르면, 한 단어 안에서 글자가 어떤 순서로 배되열어 있는가 하것는은 중하요지 않고 첫째 번와 마지막 글자가 올바른 위치에 있겄는이 중하요다고 한다.
    나머지 글들자은 완전히 엉진창망의 순서로 되어 있지 을라도 당신은 아무 문없제이 이것을 읽을 수 있다. 왜하냐면 인간의 두뇌는 모든 글자를 하나 하나 읽것는이 아니라 단어 하나를 전체로 인하식기 때문이다.

    자, 이제 위에 글을 한 글자, 한 글자 똑바로 읽어보기 바란다.]

    결론은 오탈자를 찾는건 무지하게 힘들다는 얘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체셔냐옹
    작성일
    11.07.23 16:07
    No. 11

    위의 글은 실재 연구 결과입니다. 그거 발표한 박사였나 교수가 아마 논문 자체의 단어를 저런 식으로 고쳐서 발표한 다음, 한 글자 한 글자 제대로 읽어보면 신비한 진실이 밝혀 진다는 걸 알려서 어마어마한 파장이 일었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0 두보루
    작성일
    11.07.23 23:12
    No. 12

    판타지 작가를 희망하는 저로서는 꽤나 암울한 얘기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타이판
    작성일
    11.07.24 01:36
    No. 13

    참 이상한게, 20년 30년전 소설책 보면 오탈자가 지금처럼 많지 않습니다.

    또한 다른 장르의 서적(순수문학)에서 오탈자를 찾기 힘들구요

    장르문학 전문으로 출판하는 출판사들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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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23 에츠
    작성일
    11.07.24 05:45
    No. 14

    오...저 글 교과서에도 나오는 내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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