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1) 악플 다는 것도 독자의 표현이다/
(2) 악플 다는 것은 작가에 대한 모멸이다/
이 두 주장 모두 100% 맞는 말입니다. 그러면 악플을 달아야되느냐 말아야 되느냐. 물론 안다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문피아에서 전개되는 악플논쟁의 양상은 분명이 좀 웃긴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을 벗어나는 점이 많습니다.
우선 (1)번 주장은 주로 독자들이 하는 주장입니다만 이건 분명하게 작가의 심급에서 생각되어야할 주장입니다. 악플에 대한 독자들의 표현의 자유는 작가가 "고려"해서 "존중"해 줘야할 문제이지 독자들이 직접적으로 청구할 권리는 상식적으로 아니죠. 왜냐면 악플의 경우엔 작가의 행복을 적극적으로 침해하는 경우기 때문에 자신의 권리 이전의 타인의 권리가 문제되는 상황이니까요. 독자들이 "난 악플 달 권리가 있어!" 라고 주장하는 건 상식에 어긋나죠.
(2)번 주장 역시 작가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습니다만, 상식적으로, 명백하게 이 주장은 독자들에 의해 제기되야하는 주장입니다. 악플이 작가에게 모멸감을 주느냐 마느냐는 윤리적인 문제이죠. 권리의 문제가 아닙니다. 독자들이 윤리적인 행동을 하느냐 마느냐를 작가가 나서서 규정하는 것은 웃긴 이야기입니다. 독자가 먼저 자신의 행동이 윤리적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악플을 지양해야지요. 게다가 악플에 대해 작가가 먼저 따지고 드는 것은 작가분들의 전문성에 대한 일말의 의심마저 들게하지요. 이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는 말이긴 한데, volenti non fit inuiria 라고 ... 작가가 되는 행동 자체가 전문성을 지닌 한 개인으로서 자신에 대한 판단들을 감수할 것을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행위라고 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주장 (1) 표현의 자유, 이건 권리론적인 문제고 주장 (2) 작가에 대한 모멸 이건 윤리적인 문제인데, 뭔가 상식적으로는 작가가 악플에 대해 주장(1)을 해서 이해하고 수용하고, 독자는 주장(2)를 하면서 스스로 윤리적인 독자가 되는 게 맞다고 봅니다만, 문피아에서는 정반대로 독자는 자기 권리주장만하고 작가는 선을 넘어서 독자의 윤리에 대해서 참견하는 상황이니 논의는 평행선을 달리고 악순환만 계속되고 있다고 봅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독자가 주장 (1)을 하고 작가가 주장(2)를 하는 겁니다. 자신의 위치과 맞지 않는 심급에서 이 문제를 보니 문제가 해결될리가요. 남을 고치려들기 이전에 자신을 고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다 보니 글을 엄청 분석적으로 썼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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