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800편이 넘어가는 대 소설이다. 이 글을 처음 읽었을 때 이 작품은 30편 남짓 이었다. 그 때 이 글은 나에게 그리 중요한 소설이 아니었다. 다른 자극적이고 답답한 현실의 울분을 토해낼 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내가 그렇게 자신있게 말하는 이유는 독자와 작품 속 케릭터가 같은 호흡을 쉬는 글이 장르 소설 중에는 손에 꼽히기 때문일 것이다. 방대한 분량 속에서 독자는 많은 케릭터들과 대화를 한다. 그리고는 독자가 작품 속에 들어앉아 유령처럼 그 작품을 느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편안함과 자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대항해시대에 독자들은 선장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선장의 경험을 공유하며 작가가 영혼을 깍아 새겨 넣은 듯한 그 시대의 일상을 무의식적으로 느낄 수 있다. 멋진 영화를 보는 듯한 다른 많은 글들과 달리 독자는 주인공들과 함께 일상을 겪으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시련을 함께 견디며 고난을 같이 헤쳐나간다.
주인공이 ‘여주인공’이다. 그녀는 성차별이 당연한 시대에 태어나 여자가 하기에 힘든 척박한 선장이라는 직업에 내몰린다. 그녀는 그렇기에 '불합리함에 대한 저항'을 포기하지 않는다. 차별을 받는 자신이기에 시대의 모든 불합리함에 저항하고자 한다. 그리고 모험을 통해 서서히 성장해 나가면서도 그 정신은 변질되지 않고 있다.
이 작품이 독자에게 선물해 주는 분위기가 '편안함' 이라면 이 작품 속에 깃들어 있는 정신은 '불합리함에 대한 저항'이다. 주인공은 시대에 만연한 불의에 슬퍼하고 자신이 손에 닿는 범위 안에서라도 공정함을 실현하려고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닥친 불합리함에 있는 힘껏 저항한다. 비록 그것이 상대에게 미미한 상처라도, 그리고 그 일이 고개를 숙이는 것보다 분명히 자신을 귀찮게 할 것임을 알아도 그녀는 저항을 포기하지 않는다.
대항해시대, 그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시대에 주인공과 함께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그 시간 아름답고 따스한 꿈에 감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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