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소설은 태생 자체가 작가의 판타지를 풀어내는 곳이고, 모든 창작활동은 작가의 가치관을 반영하게 됩니다. 당연히 정치관과 종교관도 글을 쓰다 보면 묻어나오게 되어 있죠. 작가의 배경지식이나 정신연령, 경험 등이 드러나듯.
그렇게 표출된 관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 읽으면 그만입니다. 여자주인공이라고 안 읽는 사람들도 많고, 주인공이 우유부단하거나 착하면 호구거나 발암이라고 안 읽는 사람들도 많고, 먼치킨인데 갑질 안하면 답답하다고 안 읽는 사람들도 많고... 각자 취향이 있으니 취향에 안 맞으면 안 읽으면 되죠.
하지만 그런 글들을 보시고 짜증이 날 때마다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우리나라 국민 중 51.6%나 박근혜를 찍었다는 것이 아무리 이해가 안가도 현실이듯, 제가 아무리 레이드물에 질렸어도 베스트에 레이드물이 꾸준히 있듯, 댓글에 다른 사람들을 급식충이라 칭하는 일베충이 있듯... 그 반대로 정부를 까는 글이 수두룩한데도 선작이 유지가 되고 조회수가 유지가 된다면 그만큼 현 정권을 까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갖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라는 것을요.
요즘은 죄다 SNS와 포털로 인해 자기 입맛에 맞는 뉴스만 보게되고, 자기 주변인물들이 보는 뉴스만 보게 되니 자신의 생각과 관점이 다수의 관점인지 소수의 관점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착각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어찌 되었건 투표했던 사람들 중 48%는 문재인을 찍었었으니 여기 올라오는 글 둘 중 하나는 정부를 까도 신기할 것이 하나도 없죠.
그리고 그걸 떠나서 주인공들이 인생역전을 하는 패턴이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그것도 정부의 도움을 제대로 못 받는 설정) 정부를 까대지 않으면 논리적으로 말이 안될 것 같기도 합니다. 애시당초 주어진 상황에 만족하는 사람이었다면 힘이 주어졌다고 해서 갑자기 갑질을 할 욕구 따위도 생기지 않겠죠.
마지막으로... 그런 갑질을 보고 후련해하는 독자들이 많다는 것... 그건 현실에서 부당한 대접을 너무 많이 받아 그런 것 아닐까요. 그러니 여기서라도 그런 대리만족을 주는 주인공 얘기를 찾으려 오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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