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시어리스 드레이븐.
대륙에서 세손가락 안에 드는 초일류 흑마술사이자 로렌츠 왕국의 궁중 수석 마도사이며 바람의 마도사라 불리는 실시아 드레이븐의 오빠이다. 그 말은 즉, 나는 대륙에 손꼽히는 강자라는 말이다. 거기다가 스스로 밝히기는 좀 뭣하지만 키도 크고 이목구미도 또렷해서 무척 잘 생겼다. 우연히 마주치는 숙녀라면 노소를 안 가리고 눈을 휘둥그래 뜨고 돌아볼 정도의 미청년인 것이다. 에헴.
주) 사실과 다릅니다.
그런데 그런 내가! 지금 절체 절명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내가 두려워할 만한 것이 뭐가 있을까?
왕의 명령?
전혀! 그까짓 거 면전에서 코를 파며 무시해도 날 건드릴 수 없다.
1만의 몬스터?
천만에! 괴물 같은 것은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식후 간식거리도 안 된다.
10만 명의 병사?
무슨 말씀을! 인간의 군대 따위는 내 이름만 들어도 오줌을 지리며 도망칠 것이다.
그런 이 몸을 죽음의 공포에 떨게 만드는 것이 뭐냐고 한다면 그거야 간단하다. 그건 바로 드래곤이다. 아니! 평범한 드래곤이라면 무서워할 것도 없다. 좀 벅차겠지만 싸워서 이길 수 없는 상대는 아닌 것이다. 하지만 그 드래곤이 드래곤 중에서도 드래곤이라고 불리는 허무의 드래곤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래! 그것이 바로 내 앞에서 스스로 팔짱을 낀 채로 오만하게 나를 내려다보는 금발 미녀의 정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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