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오오오오."
"도오려여여연니이이이임."
여기는 어디지? 난 분명 교통사고로 죽었는데? 그 망할 이 석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주며 장렬하게 사망했다고!
"어이, 애새끼 하나 기절했다고 호들갑을 떨 거야?"
이 근육녀는 누구야 대체?! 뭐!? 니들이 전쟁의 여신 아테나의 수습사제라고!? 말도 안 돼! 무슨 수습사제가 깡패짓을 하냔 말야! 엑?! 4천 골드!? 이게 무슨 소리야. 난 방금 깨어났는데 다짜고짜 4천 골드라니?
골치가 아파오는데 갑작스레 나타난 서늘한 인상의 여성이 말했다.
"나는 노른, 그 중에서도 세 번째 노른 네메시스다."
그래서 어쩌라고? 근데 네메시스라면, 그리스 로마 신화의 그 복수의 여신 말하는 건가?
"우리 노른들은 천 년에 한 번씩 전쟁을 한다."
이후로도 이 자칭 여신은 노른들의 전쟁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었다. 그리고 내가 계약 당시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자 나보고 소중한 것을 잃었느니 어쩌니 하며 애잔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건 그렇고, 뭐? 내가 여섯 명이나 되는 경쟁자랑 싸워야 한다고? 거기다가 지면 그 자리에서 영구 소멸?!
"그래도 싸우려면 무기 정도는 줘야 하는 거 아냐?"
여신의 가호가 담긴 창이라든가 소드마스터의 에고소드, 오래 묵힌 대마법사의 지팡이같은거.
"없다."
장난하냐!
"하지만 소질은 정해줄 수 있다. 이른 바 직업이라고 할까. 예전에 여기 데려온 인간이 그런 말을 하더군. '아, 그거 게임에서의 직업이군요!'"
헤, 헤에. 그럼 마법사나 검사 말하는 걸까? 역시 판타지 하면 마법사...아냐, 검기를 흩뿌리는 검사도 좋지!
그러나 그녀는 내 희망을 한 단어로 산산조각 냈다.
"사기꾼."
"뭐어?"
"네 소질은 사기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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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물감 님의 [먼치킨 죽이기]입니다.
다짜고짜 이계로 끌려온 주인공! 뭐 범인은 주인공이 이년 전인가에 계약을 했다고 하는데 주인공의 기억엔 그런 장면 따위는 전혀 없습니다.
게다가 당장 눈 앞에 닥친 위기! 아버지의 빚 4천 골드를 갚지 않으면 당장 아테나 여신의 수습사제라는 근육녀들의 모닝스타에 피떡이 될 판! 그런데 주인공의 소질이 검사도 아니고 마법사도 아니고 어쌔신도 아닌 사기꾼?!
주인공은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추신1. 제목과 내용의 연관성이 별로 없어 보이지만 조금 읽다 보면 연관성이 드러납니다.
추신2. 사실 시작은 비참한 주인공이지만 점점 성장합니다. [하얀늑대들]의 카셀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말빨과 깡으로 싸우진 않는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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