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이 뭐였지?
그래. 내 이름은 김진우. 아직 기억이 나는군. 난 김진우다. 19세. 이 고장난 머리로도 아직 기억이 난다.
──마지막 결단을 위해, 난 이곳에 서 있다.
망가진 기억으로 살아갈 것인지. 마지막으로 화려하게 태우고 사라질 것인지.
이 사진을 사용하게 된다면…….
난.
분명히 죽는다.
새하얀 입김에 나는 다시 정신을 차린다. 그래 난 이미 각오를 하고 왔다. ──에게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지. 이 일은 나 혼자만의 문제니까.
음? 누구였지? 방금 내가 생각한 사람은.
삶에 대한 미련.
이렇게 부서졌으면서도 살고 싶은 건가.
입가에 쓴웃음이 맺혔다. 이 목숨 하나로 수천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싼 것이 아닌가.
"그럼 안녕히. 이 세상이여."
내 몸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허공을 향해 스러져 간다. 밤의 어둠은 내 몸을 감싸고 부드럽게 매만진다.
마침내 내 다리는 건물에서 이탈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일 자유낙하. 나는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으로 마지막으로 눈에 넣고.
사진으로, 들어갔다.
[프롤로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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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한 작품이 있습니다.
때로는 태풍처럼 격렬하게, 때로는 숲 속의 바람처럼 싱그럽게.
섬세하고 몽환적이면서도, 잔잔한 미소를 짓게 만들다가도, 어느 순간엔가 마음을 뒤흔드는 글이 있습니다.
사진을 통해 과거로 돌아가는 능력을 가진 소년.
능력자물이라고 하면 이제 썩 드문 장르만도 아닙니다.
나비효과를 떠올리게도 하는 설정입니다만, 그 소재를 존재감 있게 풀어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사람을 몰입시키는 짜릿한 몰입감을 느껴보십시오.
'갈색미소' 님의 '일루젼플래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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