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의 내용을 조금 발췌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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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방화, 강도 드의 중범죄를 다루는 금의위 제삼소의 소장, 금초운은 가전의 검공인 금씨검법을 한창 펼쳐내고 있었다.
맹룡출담의 초식으로 상방을 점하고, 사후용왕의 수법으로 사검을 연달아 지르며, 백학만무의 움직임으로 빈틈없이 방어하는 이 일련의 연환 검식은 금초운이 연무할 때마다 "우리 가문은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라고 외칠만했다. 그는 또한 강호에 이름 높은 화산파의 속가 제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금초운은 사문의 매화검법보다는 금씨검법을 더 즐겨 사용했다.
"하지만 그건 단지 매화검법의 화후가 깊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금소장?"
아무 기척도 없이 등 뒤에서 들려온 음성에 금초운은 하도 놀라 심장이 터질 뻔했다. 고개를 홱, 돌려 "어떤 새끼야," 라고 소리치려던 금초운에게 문득 "응, 뭔가 이상한걸," 하는 느낌이 뇌리를 스쳤다.
방금 금초운이 분명 자기가 실전에서 금씨검법을 더 자주 쓴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그러나 어디까지 그건 '생각'이 아닌가? 대체 어떤 신통방통한 귀신이 남의 머릿속에 든 생각에까지 소리 내어 대답한다는 말인가?
앗,
금초운은 그럴만한 귀신이 금의위 내에 적어도 한 사람은 있다는 걸 눈 깜빡할 새에 기억해냈다.
'이 빌어먹을 놈의 나무늘보 새끼가...'
금초운은 고개를 홱 돌려, "어떤 새끼야," 대신 "주 소장!" 하고 외쳤다. 목소리의 주인은 금초운이 화를 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싱글싱글 웃고 있었다. 분명 화를 낼 줄 모르는 사람이거나, 결코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일 것이다. 이쯤 되자니 금초운은 스리 스르륵 맥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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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매화검법의 지고한 경지를 보신 적이 있겟지요? 하지만 아직 당신은 거기에 다다르지 못했지요. 방금 연무하고 있던 당신의 검로 속에 한 줌 아쉬움이 엿보였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저는 당신이 정말은 매화검법을 펼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혹시 틀렸다면 미안하군요. 저의 나쁜 버릇입니다."
왜 이자가 아직 금의위에 남아있을까, 하던 금초운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명포수라공 제1화 - 이환살인사건 - 제1장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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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순간 떠오른 생각, 뇌전이 머리를 관통한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는 최면이라도 걸린 사람처럼 한 발자국 나가 시신을 자세히 살폈다.
"없다, 없어. 분명히 없어."
오구는 실성한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그의 말을 들은 건 방금 전 어깨를 두드려준 위사뿐이었다. 오구는 저만치서 금의위의 위사들을 바라보고 있는 형부의 포졸들 중 한 사람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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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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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는 그 말을 듣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돌연 금초운에게 달려갔다.
"이게 뭐 하는 짓이냐!"
금초운 주위에 있던 위사들이 오구를 붙잡았다. 오구는 별 미친놈 다 보겠다는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는 금초운에게 외쳤다.
"없어요! 없다구요!"
"뭐가 말이냐?"
"이환!! 귀고리!! 귀고리가 없어요! 나리, 귀고리가 없다구요!"
이수경 여식의 한쪽 귀엔 귀고리가 없었다. 오른쪽 귀엔 한눈에 봐도 값이 나갈 것 같은 비취 이환이 걸려있었지만, 왼쪽 귀엔 걸었던 흔적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것을 보았을 때, 오구의 귀엔 무명주루 능 영감의 목소리가 들렸다.
- 십년도 전에, 향산 아래 홍등가에서 기녀가 하나 살해당했지.
- 그 여자는 한쪽 귀에만 귀고리를 하고 있었는데, 어쩐지 이상했어.
- 이런 이환은 양쪽에 다 거는게 보통이 아니냐?
- 그냥... 나는 어쩐지 네가 이 귀고리를 가지고 있었으면 한다.
십년 전의 사건과, 오늘 새벽의 살인을 어떻게 연관 지었는지 스스로도 잘 모르는 채 오구는 '귀고리!' '귀고리!' 하고 소리치며 발악을 했다. 그러나 오구에겐 말주변이 없었고, 금초운에겐 이해력이 없었다. 십사소엔 이상한 놈만 들어가는군, 의미 없이 중얼거린 금초운은 위사들에게 손짓을 했다. 오구는 골목 바깥으로 팽개쳐졌다. 구경하던 군중들의 시선도 느끼지 못하고, 엉덩이를 털고 일어난 오구의 눈에서는 불길이 이글이글 번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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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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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회정은 제십사소의 문을 발로 꽝 차고 들어온 오구에게 마침 잘 됐다는 듯이 말했다.
"아, 오 위사. 마침 잘 왔습니다. 오늘 남채원의 주인에게 또 귀한 선물을 받았지요. 여기 어디쯤 놔뒀었는데..."
부스럭대며 방 한 구석의 상자더미를 뒤지는 주회정에게 오구는 전각이 떠나가라 고함을 질렀다.
"소장님!!"
"응? 왜 그러지요?"
부지불식간 내공이 실려 평범한 사람이라면 오금이 저릴 텐데도 주회정은 담담하게 그를 돌아다보았다.
"지금 이러실 때가 아닙니다! 큰일이 벌어졌다구요!"
"진정하고 천천히 말해보세요. 우선 오늘 받은 대홍차를 한잔..."
오구는 마침내 화를 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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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님!"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요."
"소장님?"
뜻밖의 대답에 오구가 반색을 하자, 주회정은 다시
말했다.
"능 노인이란 분의 한을 풀어드리고자 하는 건 정말 오 위사다운 생각입니다."
오구가 희죽 웃었다. 칭찬을 하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었다. 주회정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곤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두 사건이 관계가 있다고는 단정할 수 없지만, 그 사라진 이환은 확실히 신경이 쓰이는군요."
"그렇지요? 그렇지요, 소장님?"
주회정은 빈 찻잔을 조용히 탁자에 내려놓고 웃었다. 그 웃음은 늘 짓는 주회정의 물 같은 웃음과 조금 달랐다. 오구는 설명할 수 없지만, 어쩐지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먼저 가봐야 할 곳이 있습니다."
명포수라공 제1화 - 이환살인사건 - 제2장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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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먼저 가봐야 할곳은 .. 바로 ..
정규연재 - 몽환님의 명포수라공 ^^;;
이거 다 옮겨 쓰느라 고생한거 생각해서라도 ; 읽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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