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무협지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이 고등학교 연합고사를 치루고 나서 긴긴
3개월 의 겨울방학 동안이었으니 벌써 27년 정도 되는군요.
그때 만화대본소를 가보면 그 많은 수천권의 무협지 작가는 딱 두사람이었는데...
외룡생과 진청운이었습니다.
전 그때 무협지가 재미있는것 만큼 어린마음에 이 두분의 작가의 다작에 대한
미스터리에 무협지에 나오는 고수만큼 대단한 작가라고 생각했지요.
( 물론 오랜시간이 지난 후에 그 미스터리는 풀렸지만 말입니다. )
시간이 몇년 지나니까 김용 인가 하는 중국작가의 무협지가 한참 인기를 끌었지요.
영웅문, 녹정기 ... 등 인가?
아무튼 그 당시의 무협지는 왜 그리도 주인공 애들이 어린지... 열 몇살이나 될 까
말까 한 아이들이 왠? 기연과 영약복이 차고 넘치는지... 십대중반이던 내 입장에
서야 즐거운 일이었지만 ... 점차 나이를 먹으며 생각하니 도무지 ... 실감이 나지
를 않아 점차 무협지와 멀어지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세월이 흘러 요즘 고무림 작가님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
첫째. 옛날 옛적 중국의 풍습과 풍물에 대한 공부가 깊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그거 하남이니 하북이니 그저 지명만 언급했는데... 요즘은 거의
지역적 특성과 특산물 등 이 언급되니 중국영화의 한 장면과 오버랩
되면서 중국여행을 하는것 같은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둘째. 무공을 연마해나가는 과정이 현실적으로 묘사되는것 같아 좋습니다.
과거의 무협은 15~18세 정도 되는 아이들이 기연을 만나고 영약을 먹어
몇갑자의 내공을 가지고 무림에 출도하자마자 무적의 신위를 선보여서
비현실적이었으나... 요즘은 아주 천재적인 재질을 타고나도 그나름의
적절한 과정과 노력을 거쳐 최소한 20대 후반 정도에 상승의 무공을
나타내거나 30~40대의 주인공들이 그 중심에 서는것을 보면 그나름의
타당성을 지니는것 같아 좋습니다.
셋째. 과거는 테마가 억지스러운 복수나 무림제패 등 아주 단순한 이야기의
구조에 조금 더 유치한 반전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주인공이나
등장인물들의 직업이나 전체적인 스토리가 매우 다양하여 즐겁다는
것 입니다.
넷째. 구사하시는 문체가 매우 문학적이고 영화적인 상상력이 접목되어 읽는
이들로 하여금 순수문학에서 맛보기 힘든 박진감있는 감동을 준다는
것 입니다. 예를 들면 (기억이 가눌가물한데... )
"무사는 수치를 참지 않는다." ( 맞나? 호위무사 중에서 )
"폐하! 소신 귀환하였사옵니다." ( 노병귀환 중에서 )
글쎄... 한 문장으로 읽는 독자로 하여금 그 현장의 상황을 상상하면서
가슴 뭉클해지는 감동을 느끼게 하는 즐거움을 무협이 아니면 다른
쟝르에서 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요즘 작가님들의 내공은 거의 입신
의 경지에 들지않았나 싶습니다.
국내 무협작가님들이 작품활동만으로 생활이 쉽지 않다고 알고 있는데...
무협이 좋아서... 많은이들에게 무협의 즐거움을 전달하기 위해
시간을 쪼개어 공부하시고 글 올리시고...
정말 존경합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그에 대한 개인적인 보답으로 고무림에서 1차 답사하고
감명깊은 작품은 대본소에서 빌려 2차 확인사살하고
그중 몇작픔은 걸렉션 차원에서 구입하고
마지막으로 무협 알기를 우습게 아는 주변의 지인들에게 대한무협교
중원회 전도 차원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경제는 어렵고... 인심은 각박하고... 세상은 사건사고로 흉악해지고 있지만...
한자루의 녹슨 철검을 등에 지고
석양의 장강을 바라보며
한자락 시름에 묵상에 잠기는
무림 초출의 나를 상상하며 ... 오늘도 하루를 마감합니다.
작가님들 삼복 더위에 건강 조심하시고 ...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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