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수상한 곡식이 뭔데요?"
"본문을 읽어보렴."
"이젠 재미 없네요. 우려먹기 좀 자제하시죠."
"... 너 벌점."
"뭐라고요?
선생님은 결국 내게 벌점을 주시곤 홍보용 대사.... 아니, 수업을 계속 진행하셨다.
"그러니까 황금 호밀이란 것은 웰몬트 백작가의 가주들에게만 전수되어오는, 그러니까 게임으로 말하자면 유니크 급 소비템으로써...."
".... 무리하지 마세요. 안 웃겨요."
"그럴까?"
아무튼 황금 호밀은 뭔가 있어보이는 곡식으로 보이긴 한다. 쓸데 없이 플라즈마 모니터마냥 삐까번쩍 자체 발광하는 곡식은 혹, 우라늄 따위의 성분에 노출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의심스러운 생각이 드는 건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지 않나?
"왕실 식약청에서 조사한 결과, 황금 호밀에는 세슘 따위가 검출되지 않았으니 어머님들께 안심하고 드시라고, 그리고 곡식은 역시 국내산을...."
"그래서 황금 호밀에 뭐 특별한 거라도 있는 건가요?"
"좋은 질문이구나. 당연히 위대한 학생회장의 여신님께서 하사하신 곡식이니만큼 신의 힘이나 그분의 영광, 권능 따위가 서려있지 않을까? 라고 추측 중이란다. 왕립 학술원은 지금 플레이아스어를 해독하느라 바쁘기 때문에 호밀에 신경쓸 겨를이 없거든."
오! 이제 제대로 된 수업이 시작되는 건가?
"플레이아스어는 뭔가요?"
"음... 윙가르디움 레비오사? 이런 거? 막, 뭔가 있어보이는 그런 거 있잖아. 자세히보면 규칙이나 그런 걸 넣어 만든 언어 같은데, 실상 보면 그냥 대충 혀꼬아서 만든 발음이란다. 참고로 플레이아스어로 쓰인 마법서는 아직도 해독이 불가능하며....."
선생님의 수업이 계속 이어졌다.
"그래서 전에 본문을 읽어보래서 본문을 읽어봤는데. 이건 뭐, 아카데미 맛집 탐방 동아리에서 추천한 집에 갔더니, 알고 보니 동아리 회장 부모님께서 운영하고 계신 식당이었다거나, 그런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더 질문은 없니?"
"히로인 예쁜가요?"
"본문을 읽어보렴."
"아, 또 이러신다."
괜히 뭔가 있어보이는 것 같은 곡식과 그것을 둘러싼 꼬마 백작과 기사님의, 아무튼 별 인간들은 다 꼬이는 동화 같은 이야기.
역시 황금 호밀인지 뭔지에 다량의 마약 성분이라도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나라에서 미쳤다고 곡식 덕후 마냥 호밀 사랑을 외쳐댈까.
<황금 호밀 홍보용 '영혼을 살찌우는 마리화나 이야기'에서 발췌.>
황금 호밀의 주인 호밀 백작이 중얼거렸다.
"그래서 결국 본문에 대한 건 하나도 안 나왔어. 어쩐지 시대를 초월한 단어도 보이는 것 같고."
"그러면서 은근슬쩍 커피 시키지 마세요. 그 나이에 커피는 무슨..."
그러면서 백작의 기사가 호기롭게 외쳤다.
"코코아 둘!"
곧바로 백작의 반격이 날아들었다. 나비처럼 날아오는 매너는 없었고, 그냥 벌처럼 날아서 벌처럼 한대 쏘는 격이었다.
"그 나이 먹고 코코아는 무슨. 솔직하게 불어봐. 단 거 좋아하지? 침대 맡에 사탕 같은 거 놔두고 말야."
"어, 흠, 흠! 식사나 합시다."
아무튼 뭔가 정신 나간 것 같은 이야기. (실제로 황금 호밀에 저렇게 얼빠진 개드립은 없습니다.)
포탈 :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022
※ 저번 홍보가 흥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오늘은 Fail....매주 재미있게 써야한다는 부담감. 그러면서 작위적으로 만들어지는 정신나간 개드립. 고로 다음 부터는 왕도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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