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43 자현이
작성
11.01.15 13:42
조회
782

키메라 신드롬, 두번째 매듭, 잠자는 숲속의 공주.

새파란 하늘은 끝없이 뻗어있다. 푸르른 이상에 닿고자 하는 마음은 비단 고매한 철학가들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무릇 인간의 도道란 자연에서 비롯하였다던가. 이름 모를 침엽수림은 저마다 키 재기에 여념이 없다.

푸른 하늘로 뻗은 푸른 나무가 빽빽한 숲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밝고 따스했다. 지붕일지언정, 태양막이는 아니었다. 굽은 소나무의 등이 침대를 만들어 그를 떠받치고 있었다. 기분 좋은 나른함이 그를 지배한다.

그러나 누구나 꿈에 그릴 아름다운 자연에서의 태평한 수면은 이채롭지 않았다.

그래, 안데르센이었던가. 아니, 다른 유명 동화작가의 글이었던가. 하지만 중요치 않다. 동화는 동화일 뿐이다. 삭막한 어른의 세계에, 소년의 동심을 위한 이야기일 뿐이다. 어른이 되면 넌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거야, 와 같은.

행복한 나라의 왕과 왕비는, 단지 늙은 요정을 초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하나 뿐인 딸을 할머니의 물레에 잃고 만다. 눈물로 호소하는 그들에게 나타난 ‘착한’ 요정은, 죽음을 대신하여 기약 없는 백년을 선물한다.

행복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예언했던가. 백년의 세월은, 행복한 나라의 아름다운 궁전을 아무도 찾지 않는 오지의 수풀림으로 바꾸어 놓았다.

동화는 뒤틀리고 일그러진 작가의 거짓말이라고……, 인간의 고독과 요정의 앙심이 각색되어 백년의 끔찍한 외로움을, 단지 백마 탄 왕자님의 키스를 위한 인고의 시간으로 바꾸어버렸다. 이것이 과연 죽음보다 덜한 고통이었을까?

요정을 소홀히 대한 것이 그의 잘못이었던가, 마귀할멈의 질시를 얻어 독 탄 사과라도 먹었던가, 계모의 저주 속에 쓰레기더미에 파묻히기라도 했던가!

아름답고 평화롭고 경건하기만 하던 숲이 일시에 우중충한 회색으로 물들어 버렸다. 경쾌한 새소리가 수놓고, 향기로운 야생초가 만발하던 그의 잠자리는 허무주의 속에 방치되어 버렸다. 인자하던 올곧은 소나무가 이빨을 드러내고 킬킬거리며 비웃음을 날린다.

너는 속은 거야. 존중해야만 한다는 그들에게 속은 거고, 그런 너의 양심에 기대어 자신의 과오를 덮으려던 네 형에게 속은 거고, 이제 몇 남지 않은 올바른 인간이라 자부하는 결국 똑같은 인간에게 속은 거야.

무엇보다 너의 가장 큰 어리석음은, 타인들의 사탕 발린 놀음에 속은 것이 아니야. 바로 너 자신에게 속은 것이지. 누가 너에게, 그들을 구원할, 제도할 자격을 주었지? 네가 그들과 다른 점이 무엇이지? 너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누구의 자리에 서있는 것이지?

아무래도 좋았나? 어설픈 영웅심리와, 눈 가린 우월감이 너를 너보다 한 차원 위의 또 다른 존재로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했나?

그것이야말로 끔찍한 장난질이고, 잔혹한 동화지.

평화로운 수면이 짓눌린 악몽으로 변하여 그를 괴롭혔다. 깨어나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손발하나 까딱 할 수 없다. 감은 두 눈으로, 감은 두 귀로, 감은 두 코로, 형상할 수 없는 공포와 허무와 외로움이 밀려들어왔다.

아아, 도대체 그를 구원할, 백마 탄 왕자님은, 아니 흑마 탄 공주님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그 순간 어느 무미건조한 입술이 그의 입술에 맞닿았다. 회색뿐이던 세상이 다시 한번 뒤틀리기 시작했다. 우르르, 무너지는 소리를 들은 듯 하다. 차가운 입술에서 뿜어져 나온 차가운 입김이 그의 영혼을 적셔 울렸다.

파르르 떨리는 몸을 가누며 그가 눈을 떴다.

드디어 키메라, 아니 수영이가 눈을 떴다!

첫번째 매듭, 우리는 그들을 존중해야만 한다. 의 홍보편으로 이어지는 링크 :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s_9&page=1&sn1=&divpage=24&category=3&cons_dis=&sn=off&ss=on&sc=off&keyword=키메라&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41463

키메라 신드롬으로 여러분을 이끌 친절한 링크 :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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