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관아에서 마련한 임시 처형장.
양가(良家)에서 무리를 일으켰던 중죄인들을 몰아 일시에 참하라는 황상의 명이 떨어지고 구주(九州)에는 모두 세 개의 처형소가 설치된다.
그리고 두 달 만에 첫 공동 참형이 이루진다.
사내 송악은 죽음에 초연한 한 소년을 보고 말을 건넨다.
“이제 곧 형틀에 오를 텐데 두렵지 않느냐.”
“견딜 만합니다.”
정작 두려운 사람은 송악 자신이었다. 그는 손끝이 떨리는 것을 숨겼다. 어린아이 앞에서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싫었다.
그리고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두건을 씌워라.”
누군가에 이끌려 무릎이 꿇려졌고 목에 형틀이 채워졌을 때 비로소 단두대임을 짐작했다. 마른침이 꿀꺽 넘어가고 이승에서 듣는 마지막 소리가 들렸다.
“형을 집행하라!”
어둠 속에서도 질끈 눈이 감겨졌다.
이어 목둘레에 서늘한 바람이 느껴지고 단두대가 ‘덜커덩’ 흔들렸다.
그리고 송악의 세상도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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