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신 소오강호

작성자
Lv.1 도학룡
작성
10.09.24 04:45
조회
774

Attached Image  

- 딱!

제법 질이 좋은 고목나무로 만들어진 튼실한 대국판 위로 검은 흑돌이 공성을 찌르며 경쾌한 소리를 울리고 있었다.

"허허허... 이 녀석! 가히 신수라 할 수 있겠도다!"

파죽지세로 몰아치는 손자 녀석의 한 수에 노인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아껴두웠던 비장의 한 수를 썻다!

- 딱!

"끄응..."

소년 구운룡은 인상을 찌푸렸다.

백돌은 마치 전세를 장악한 소년의 기세를 교묘히 피해가며 전란의 중심으로 떨어진 것이다.

선뜻 공격하기에도 그렇고...

그렇다고해서 지금의 전세를 물러서자니...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꺼름칙한 여운을 남기고 있었다.  

그래도 소년의 표정은 진지하여 이내 곧 작은 고사리같은 손으로 흑돌을 전세의 중앙으로 놓았다.

'요원지화(燎原之火)라! 이미 대국의 승기는 들판에 퍼져나가는 불과 같이 나의 승리가 확실하다! 이대로는 물러설 수 없어!'

하나, 소년의 작은 가슴에는 타오르는 불꽃이 일며, 지금의 전세를 더 몰아붙이는 형국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렇게 노인과 소년의 대국은 한참을 이어갔다.

.

.

.

"져...졌습니다."

"허허허, 녀석 표정하고는...!"

"......"

"쩝! 비록 대국에서 내가 이기긴했으나, 네 녀석이 원하는 소원을 내가 한 번 들어주겠노라! 너의 소원은 무엇이더냐?"

대명 천지 아래 어릴적부터 천재라 불러졌으며, 대국에 있어서는 감히 신수(神手)라 일컫는 자신이 대국에 패하게 되자, 어린 자존심에 금이 간 것인지, 구운룡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강호라는 곳에서 조부님의 명성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소년의 말에 노인이 다시 한 번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게슴츠레 뜨여진 눈으로 손자를 바라보았다.

"허허허, 그래서?"

"그래서... 감히 조부님의 강호무용담을 직접 경청하고 싶은 것이 손자의 소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무용담이라..."

- 꿀꺽.

구운룡의 목구멍으로 마른 침이 겨우 넘어가는 소리가 들려졌다.

"......"

"너는 강호가 어떠한 곳이라 생각하느냐?"

"손자가 알기로 강호라는 곳은 능히 하늘을 날고 일신의 힘으로 산을 부순다는 범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자들이 모인 세상이라 알고 있습니다.

"훗! 네가 생각하는 강호가 그러하다면 그것이 정답이겠구나!"

"그래서, 감히 조부님께 청언할진데, 손자는 문(文)이 아닌 무(武)의 뜻을 두고 강호라는 세상을 한 번 알아보고 싶습니다."

소년 구운룡의 곧은 의지가 담겨진 일설이 내뱉어지며 노인은 자신을 향해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손자를 바라보았다.

손자의 똘망한 눈빛속에서 과거 자신의 모습이 비쳐지는듯, 확고한 의지와 열정이 우러난 기백이 어린 소년의 눈빛에 담겨져 있었다.

"흐음...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볼까나..."

"......"

"옳지! 내가 처음 그 분을 만났던 이야기로부터 시작하면 되겠구나!"

소년의 고개가 잠시 갸우뚱거렸다.

대체 강호무림에서 도제(刀帝)라 일컫는 조부께서 말하는 그 분이 누구를 뜻하는 말인지 궁금했었다. 이미 강호무림의 최강자로 군림했었던 조부의 명성은 어릴적부터 익히 듣고 자라왔었다. 비록, 문가(文家)의 자식이라 강호에 대한 상식은 부족하였으나, 구운룡에게는 늘 지금까지 자신의 조부를 존경한 경외의 대상이었던 것이었다.

"녀석! 엉뚱맞은 표정이라곤! 할애비의 얘기가 그렇게 궁금하더냐? 그럼 너에게 강호라는 세상의 얘기들을 들려줄테니 잘 듣고 있거라."

"손자, 조부님의 말씀을 경청 하겠습니다.!"

"허허허; 뭐 경청이라 할 것까지야..."

강호무림의 최강자라 일컫는 도제의 시선이 언뜻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운 가을하늘을 바라보며구 쓴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강호(江湖)라... 이미 잊혀진 이름을 오랜만에 다시 들어보는구나...'

신 소오강호


Comment ' 8

  • 작성자
    마니저아
    작성일
    10.09.24 06:30
    No. 1

    동방불패 죽고 500년이면 20세기인데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0.09.24 08:53
    No. 2

    홍강+1
    ^^ 재미있습니다. 읽는 시간이 아깝지 않는 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冷笑
    작성일
    10.09.24 10:35
    No. 3

    홍강 +2
    근데 본편하곤 상관 없는건가요? 구삼 손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여농
    작성일
    10.09.24 10:37
    No. 4

    마니저아님 동방불패가 죽고난 뒤면 당연히 20세기 지만 작가분께서 인위적으로 역사를 만드셔서 아직도 명나라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무의식
    작성일
    10.09.24 12:29
    No. 5

    첫 홍보글에 저도 근현대무협이냐는 질문을 올렸었죠.
    이후 매번 20세기냐는 글이 올라오는데 홍보글 올리실때 인호님 말씀처럼 명나라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정을 적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도학룡
    작성일
    10.09.24 12:33
    No. 6

    참고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kalris
    작성일
    10.09.24 18:19
    No. 7

    무협 쓰시는 작가분들에게 궁금한게 있습니다.

    왜 50년전 중국 작가들이 쓴걸 고대로 토시하나 안틀리게 재탕을

    하나요. 독자들이 익숙한 소재가 아니면 쳐다보지도 않아서 그런가요?

    위의 추천작같은 경우 더 그렇군요.

    저작권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은 혹시 염두에 두시나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도학룡
    작성일
    10.09.24 20:00
    No. 8

    독자들이 익숙한 소재가 아니라 쳐다보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50년전 대만의 무협작품들이 한국에 흥행을 일면서, 그 본류를 따라가는 것이지, 다른 소설들이 전부 그런건 아니라 봅니다.
    그렇다고 재탕까지라 하심은 너무 지나친 표현이 아닐까요?

    kalris님의 식으로 따지자면,
    한국 장르문학의 저작권 문제를 따지고 본다면, 수많은 오류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판타지쪽으로 예를 들어,
    마족? <- 마족이란 종족은 누가 만든거지요?
    엘프? <- 엘프...
    파이어볼... 등등 이미 전래에 등장했던 소재를 이용해서
    글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만,
    사람들은 아무런 부담감없이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왜?
    그것은, 바로 내용과 진행이 틀리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세계관과 소재를 이용하였다 하여 비난과 질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하나의 새로운 창작물로 존중해준다는 의미이지요.
    그럼 무협쪽으로 들어가볼까요?
    소림의 금강대력장, 무당의 태극신공이나, 구음, 구양과 같은 소재들
    그리고 흔히 독으로는 사천당문. 오대세가에서 빠지지 않는 남궁세가나
    모용세가, 하북팽가 등등등 이를 소재로 사용하는 것은 저작권 소지에 문제가 없는 것일까요?
    새로운 창작의 길을 걷는다면, 다양한 소재의 탄생도 만들어질 것입니다.
    다만, 무협이란 장르의 정해진 틀이라 그런지 한자의 쓰임과 같이 고대중국 역사와도 많이 밀접되어있는 것이 지금의 한계입니다.
    작가들도 우리나라의 역사와 소재를 바탕으로 새로운 무협의 길을 시도하지 않았을까요? 저는 충분히 시도하였으리라 생각은 합니다만, 대부분의 글들이 흥미가 없고 독자층들의 인기가 없었기에 실패하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미 70~80년대 대만류의 무협지를 읽은 대한민국의 독자들이 그 틀을 정하게 된 것이지요. 이러한 틀은 상당히 깨기가 힘듭니다. 또 하나의 거대한 창작이자 도전이지요.
    kalris님의 말씀처럼, 김용 작가님의 작품인 소오강호를 본따서 제목을 신 소오강호라고 지은 것은 상당한 저작권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김용 작가님께서 수정하라면 수정할 것이고요.
    김용 작가님께서 일월신교나 마교등과 같은 문구의 사용을 하지 말라면 안할 것입니다.
    하지만, 김용 작가님께서 제 글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성격이나 심리묘사 그리고 전개되는 이야기의 방향에 대해 사용하지 말라는 말씀에는 저도 정중히 거절할 의사가 분명히 있습니다.
    부족한 필력으로 끄적여보는 글이라 하지만, 저 또한 나만의 생각과 관념을 토대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저만의 글을 쓰고 있는 글쟁이지요.
    kalris님께서 제 글을 쭈욱 훑어보시고 판단하신 거라면 무어라 말씀이 없겠습니다.
    만, 토시하나 안틀리게 재탕을 한다는 발언은 무엇에 기준을 두고 하시는 말씀이신지...
    그저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내뱉어봅니다...ㅜ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11943 추천 자고로 어리고 팔팔하면 좋다지 않은가! 로리마교(... +18 Lv.4 Binder 10.09.25 1,410 0
111942 공지 [필독] 이거 맘에 드네, 문구 수정 및 그 존재의의... +28 Personacon 금강 10.09.25 1,891 0
111941 홍보 좀비라도 미소녀 좀비다! <좀비레이디> +4 Lv.35 카르니보레 10.09.25 903 0
111940 추천 혼자 보기 아까운 글, 무상검형 추천합니다. +8 Lv.63 Acacis 10.09.25 1,894 0
111939 알림 대추대전 9월 24일 집계 +11 Lv.13 푸른나래 10.09.25 741 0
111938 한담 아...뭔가 아쉽네요. +8 판타지낙엽 10.09.25 1,829 0
111937 알림 [연참대전] 9월23일자 제 소설을 약간 수정합니다. Lv.18 색향 10.09.24 490 0
111936 요청 문피아에서 연재했던 무협소설찾습니다. +4 Lv.88 사회인1호 10.09.24 917 0
111935 요청 현대물 중에 재미있는 무협 혹은 판타지 있으면 추... +14 Lv.97 본아뻬띠 10.09.24 1,627 0
111934 한담 단편제... +3 Lv.99 천백랑 10.09.24 608 0
111933 한담 기존의 틀을 벗어나는 무협/판타지 소설을 쓰면, ... +11 大宗師 10.09.24 1,062 0
111932 추천 거울나라 추천합니다. +7 Lv.51 이히힝 10.09.24 1,377 0
111931 홍보 문토피아 - 본격 문피아 판타지 소설 +12 Personacon ALLfeel 10.09.24 1,143 0
111930 추천 강남무원 추천합니다!! 단란표국의 작가 유진산님... +4 Lv.67 미남이죄냐 10.09.24 2,412 0
111929 요청 두가지의 책을 찾습니다. +5 Lv.1 무공도 10.09.24 899 0
111928 한담 무협의 틀은 고정된 것이다? +16 Lv.1 도학룡 10.09.24 1,483 0
111927 공지 초록빛잉크님 경고에 대한 수정 공지입니다. +36 Personacon 연담지기 10.09.24 2,684 0
111926 추천 보물같은 무상검형 추천 +6 Lv.8 무황지로 10.09.24 1,293 0
111925 한담 일리님의 글과 댓글을 보고, 독자들께... +7 Lv.99 역전승 10.09.24 1,237 0
111924 요청 취향에 맞는 소설 추천 부탁드립니다... +10 Lv.40 김크악 10.09.24 1,668 0
111923 추천 패왕악신, 아!형산파, 리바이벌, 프리랜서 추천합... +7 Lv.39 로지텍맨 10.09.24 2,136 0
111922 요청 그룹 같이 하는 소설이나 소환물 소설 부탁드립니다~ +7 Lv.67 심심한샘물 10.09.24 1,984 0
111921 한담 시장은 독자가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20 大宗師 10.09.24 963 0
111920 한담 추천글에 재미없다고 하는 댓글 쓰는 거... +25 일리 10.09.24 1,461 0
111919 공지 [추가] 골든베스트 적용으로 오늘(2010.9.24)일 이... +30 Personacon 금강 10.09.24 2,218 0
111918 추천 [우상윤님의 신천옹] 문피아 5년 경력 중 처음으로... +7 Lv.58 백미천사 10.09.24 2,006 0
111917 홍보 전설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 +5 Lv.99 역전승 10.09.24 842 0
111916 요청 책 제목을 모르겠어요 도와주세요 +5 Lv.22 이루리 10.09.24 738 0
» 홍보 신 소오강호 +8 Lv.1 도학룡 10.09.24 775 0
111914 추천 미스트+히어로즈 푸르비님의 <생존> 추천합... +9 Lv.8 해가방 10.09.24 1,143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