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울 언, 선비 언 그리고 쓰러질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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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로 흐르는 땀에 단정하게 넣었던 셔츠를 빼 펄럭이며 안경을 벗은 언은 안경다리에 눌려 무거운 콧등을 문지르며 지나칠 정도로 힘없게 숨을 뱉었다.
길게 뻗은 다리가 조금 짝 다리를 짚으며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다소 요염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가볍게 턱을 문지른 손가락이 다시 안경을 끼우자 조금 전 농염하던 분위기는 사라지고 금욕의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선비가 서있었다.
짙게 흘러나오는 한숨을 더 말할 것이 없었다.
길게 담배를 피워대며 피로감에 잠시 정신이 혼미해졌던 그 사이에 달려든 태경은 단숨에 입술이라도 채갈듯 다리를 뻗다가 여의치 않았는지 빠르게 진로를 바꿔 그의 목덜미를 기교 없이 힘껏 물었다. 그리고 너무도 놀라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선 언에게서 주춤주춤 물러선 태경은 새빨갛게 변한 얼굴을 어쩔 줄 모르다가 결국 뒤를 돌아 빠르게 도망쳐버렸다.
“후.”
다시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 일을, 어찌해야할지……언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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