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를 보다보면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글을 쓰시는 분이 가끔 보이더군요. 안타까운 마음에 제가 아는 잘못된 상식들을 적어봅니다.
*중세 기사들의 갑옷은 무거워서 움직이기 힘들다?
아닙니다. 20킬로 이상 나가도 무게 배분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움직이는데는 큰 지장 없습니다. 그리고 기사들은 숙련된 살인 병기에 가깝습니다. 갑옷 입고 마을 몇바퀴 정도는 뛰어야 기사로 불립니다.
물론 80킬로 이상 나가는 풀플레이트메일도 있습니다. 이런 갑옷은 마상경기용이며 실전용이 아닙니다.
*중세 기사들의 무술은 동양의 무술에 비해 형편 없다?
중세 기사들도 체계화된 무술이 존재했으며 아직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동양의 비급처럼 기사들의 무예도 책의 형태로 존재하며 다양한 기술이 존재합니다.
*방패는 방어하는데만 썼다?
아닙니다. 방패는 공격용 무기이기도 합니다. 면을 이용해 밀쳐서 상태의 균형을 무너뜨린다거나 방패의 날 부분으로 가격하는 기술도 있습니다. 이런 기술에 맞으면 중상입니다. 카이트 실드를 보면 뾰족하게 되어있는 이유가 상대를 찍기 위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숙련된 전사에게는 검과 같은 공격무기나 마찬가지입니다.
*기사들의 주무기는 검이다?
실제로는 둔기가 더 많이 애용되었습니다. 갑옷을 뚫기 힘든 검보다 갑옷 위로 치는 것만으로 효과가 큰 프레일이나 워해머 종류가 더 많이 쓰였습니다.
*검은 무조건 날카롭다?
검이 날카로우면 검이 빨리 상합니다. 실제로 약간 무딘 정도가 더 좋습니다. 무딘 검이라도 사람을 베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tv에 나오는 날카로운 검들은 보여주기 위한 검들이 대부분입니다.
*양손검은 힘을 위한 검술이다?
아닙니다. 독일의 마스터들이 쯔바이핸더를 이용한 검술 시범을 본다면 그런 소리를 못합니다. 긴 검을 이용한 기술도 있지만 검날의 중앙을 잡고 펼치는 카운터 기술이나 근접 기술을 본다면 양손검이라도 다채로운 기술이 사용가능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레이피어는 갑옷을 뚫을 수 있다?
레이피어는 갑옷이 쇠퇴하고 나서 주목된 검입니다. 가죽 갑옷이나 가벼운 무장을 한 상대와 싸우기 위한 검입니다. 에스토크 같은 검날이 없는 송곳 같은 검은 갑옷을 힘들게 뚫을 수는 있지만 이 시대쯤엔 총기의 발달로 중갑옷 입고 싸우는게 드물어 집니다.
*풀플에이트 메일은 화살이 못 뚫는다.
이건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 곡면처리와 열처리를 한 갑옷은 매우 뚫기 힘듭니다. 그래서 왠만한 활로는 뚫기 힘듭니다. 이런 갑옷은 매우 고가라 이런 처리를 하지 않은 갑옷도 많습니다. 이런 처리를 하면 화살이 튕겨나가만 후에 영국 장궁에 의해 갑옷이 뚫려 기사들의 몰락이 시작됩니다. 기사들의 몰락 부분은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후에 영국장궁 쓰고도 기사들에게 밀리는 전투도 있었습니다.
*총기의 교전거리는 유효사거리 근처에서 일어난다?
판타지는 아니지만 총기가 등장하는 판타지가 많아 넣습니다. 유효사거리는 대부분 철모를 관통하는 수준에서 판정하는게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 전장에서는 바람이나 지형의 영향 때문에 명중시키기가 힘들어 더 줄어듭니다. 유효사거리가 600m이면 전장에선 300m도 멀다고 하더군요. 이라크전의 경우 교전거리가 평균 80m였다고 하더군요. 베트남전은 겨우 수십미터란 살벌한 애기도...
그리고 드물지만 rt-20 같은 대물저격총으로 2000미터 밖에서 벙커 안의 병사를 사살한 사례도 있습니다.
기억나는대로 한번 적어봤습니다. 다른분들도 기억나는거 있으시면 추가했으면 좋겠네요.
더 자세한 정보를 얻고 싶으시면 관련 책을 찾아 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무기 도감이랑 신화 같은 것을 모아서 출판한게 있는데 뭔지 기억은 안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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