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작가님들께서 참조만 하셨으면 하면서 씁니다.
이야기를 하기 전에 미리 말씀드리자면, 저도 글쓰는 이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소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샌 전공과는 무관한 공부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글쓰기는 모든 것에 영향을 끼치니,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나 봅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두 가지 인데요.
바로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작가님이 출판한 장르문학 글의 '단락'과 '문장의 군더더기'입니다. 이 둘은 대부분 장르문학계 출판사 또는 작가님이 '분량 늘리기'를 원해서 그러는 것 같구요.
문단부터 볼게요. 요즘 대부분 판타지나 무협 소설들을 보면-
시렌은 밴의 이마를 손으로 감싸고 입을 맞추었다. 밴의 얼굴이 붉어졌다. 어쩌고 저쩌고 이하 생략~
이렇게 할 수 있는 것도
시렌은 밴의 이마를 손으로 감싸고 입을 맞추었다. (엔터)
밴의 얼굴이 붉어졌다. (엔터~)
어쩌고 저쩌고 이하 생략~
-이렇게 하는 경우가 많은 걸로 (실제 연재 또는 출판된 글을 봐도 이런 형태) 알고 있습니다.
이건 장르문학계의 '독'이 아닐까요? 아, 한 문장이 한 단락이 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나치다는 이야기죠. 지나치다.
글의 구조에서 단락은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단락을 깨버리고 단지 분량을 늘려서 한 권이라도 더 책을 찍겠다는 이유로 (제가 짐작하는 소위 '엔터 신공'의 이유) 문단 자체를 깨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다가 추후에 대중문학이 활성화되면 문단이라는 것이 한국어에 사라질지도 모르죠. 물론 그럴 일이 없으리라 확신합니다만,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도 무서운 일입니다. 문피아에서 금하는 초성체보다 더 무서운 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작가님들이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 이렇죠.
두 번째는 문장에 관해서 입니다. 이것도 그 분량 늘려서 한 권이라도 책을 더 찍기 위해 성행하는 것 같은데 문장에 군더더기가 늘면 의미 전달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글 자체가 모호해지는 것이죠.
예를 들면 -
정말 짜증난다.
또는 너무 짜증난다.
이렇게 쓸 수 있는 것도
정말 너무 진짜 짜증이 난다! 정말정말 짜증이 난다! 너무 짜증나!-
이런 식입니다. 수식어 남용, 중복문이나...... 강조도 좋지만 저런 식으로 지나치니 보는 사람이 '정말 너무 진짜 짜증이' 안 날 수가 없습니다.
아무튼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문장에 대해서는 논하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 제가 아직 그럴 자격을 갖추었나 하는 의문도 들고.
하지만 단락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엔터 신공이 별로 좋지 않다는 걸.
독자 입장에 서보니 이렇습니다.
글이 너무 쉽게 책으로 나온다는 생각도 있지만 그건 빼겠습니다.
창작법이야 작가님 마음이지요. 인정받고 출판하는 것도 작가님 마음입니다. 독자가 '시장이 바란다고 양심팔지 말고 출판하지 마라'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죠. 그래도 이걸 생각하셔야 됩니다. 그렇게 나온 뒤엔, 작품을 비평하는 건 독자 마음이라는 것. 출판하면 다시는 돌리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출판은 또 신중해야 된다고 생각하구요.
이렇게 제 생각을 말했네요. 권당 350페이지에서 400페이지 정도로 낼 것을 300페이지 전후로 나눠서 권수 늘리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 전체가 장르문학에 독이 됐다고 생각도 하구요. 의미 있는 분량 늘리기, 좋습니다. 저도 요새 글쓰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실감하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간사해보이기까지 하는 분량 늘리기가 안좋게 보이기도 합니다. 저렇게까지 해야 했나, 하곤 하죠. 아니면 제가 모르는 다른 이유가 있거나......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런 의식부터 탈피해야 이 세계가 바뀌고 나아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비평란에 올리려 했는데 장르 비평은 금지라 한담에 올립니다. 제 글도 한담의 도마 위에 올랐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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