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세기 말 17세기 초의 유럽,
동아시아로부터의 교역품을 가득 실은 배들이 도착하자 항구의 모인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풍경이 영국과 그리고 네덜란드에서 펼쳐지기 시작했다. 그곳은 이미 항해 시대의 정점을 넘어 패권국이 되기 위한 각축장이 된 것이다. 배를 탄다는 것, 항해한다는 것은 통상 그랬다. 전쟁, 아니면 상업의 목적으로..
그러나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에스파냐의 해군 장교에서 한 순간에 도망자가 되어버린 주인공, 그리고 그를 둘러싼 동료들의 이야기.
배경은 근대로의 이행이 이루어지는 중세의 말기입니다. 사람들은 종교로부터의 그 오랜 구속으로부터 벗어나려 했고, 그들의 주된 관심은 신이 아닌 그들 자신이 되었습니다. 자신을 찾는 다는 것,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찾는 다는 것, 그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면서도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합니다. 온갖 구속이 가득한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그것은 아직도 진행 중인 일들이 아닐까요?
주인공은 바다를 통해, 자신을 항해라는 고독의 연속으로 내던지는 모순적인 방법으로써 본래의 삶을 찾아갑니다. 상실.. 눈부신 산업발전의 시대 뒤로 끊임없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은 소외감과 불안뿐입니다. 온갖 화려한 상품들과 실체들이 난무하지만 정작 우리들의 고유의 실체는 어디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 형체가 없는 것, 그러나 존재하는 것, 그것은 언젠가 화신(化身)으로서 눈앞에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인하여.. 어쩌면 주인공의 시대에서와 같이 이행기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고민들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차분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한 번 들러주세요.
정규란에 화신입니다.
그럼 독자님들, 오늘도 즐거운 독서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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