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이잉.
대치상태에 있던 둘 사이로 영화에서 자주 보던 바람 한줄기가 먼지를 날리며 지나갔다.
“당신이 미노크시 최고렙이요?”
차마 꿈에 볼 까 두려운 흉악하게 생긴 근육질 전사였다. 뒤에는 커다란 곰 한 마리도 버티고 섰다. 그런 그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두 눈망울을 빛내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누가 봐도 답이 딱 나오는 상황이었다.
일명 도장 깨기. 각 도시를 돌며 최고렙만을 사냥한다는 그들이 마침내 자신에게도 온 것이다.
“그렇소! 무슨 일이오!”
말하면서도 아차 했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과도하게 기합이 들어가 버리고 만 것이다.
순간 상대의 입고리가 씩 올라갔다. 이어 이를 드러내며 웃기 시작했다. 그러자 뒤에 버티고 서 있던 곰까지 웃기 시작했다. 자신의 동요를 비웃고 있는 것일까.
침이 말라갔다. 얼마만이던가. 이 자신을 긴장하게 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난 것이. 케블러는 묵묵히 사내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렇다면….”
드디어 사내가 입을 열자 쥐죽은 듯한 정적이 펍 안에 깔렸다. 유저들의 시선이 일제히 둘에게 쏠렸다. 그런 가운데 근육질 사내가 갑자기 케블러의 손을 두 손으로 덥석 잡더니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빛내며 말하는 것이 아닌가.
“저 좀 때려주세요!”
1초. 2초. 3초. 적막은 계속되는 듯 보였다. 그러다가.
“으아아아아악! 뭐야! 이 변태새끼는!”
갓 뎀!
더..... 더 때려줘.
나에게 살아있다는 느낌을! 고통의 희열을!
읽지 않겠는가?
으ㅎㅓㅎㅎㅓ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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