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이런 궁금증이 들었네요. 연재를 시작하실 때, 스토리 진행은 어디까지 되어있는 상태로 시작하십니까?
저 같은 경우에는 우선 몇 가지는 확실하게 해 놓고 시작을 합니다.
1] 주가 되는 내용
스토리의 뼈대를 이루는 내용, 즉 본격적인 진행이 될 때의 내용을 가장 먼저 생각해 놓습니다. 만약 글의 장르가 무협이라면,
'주인공은 '정'인가, '사'인가, '마'인가.'
'주인공의 대립상대는 '정'인가, '사'인가, '마'인가..'
'주인공의 대립상대는 정면승부를 하는 '패'인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인가.'
'주인공과 대립상대의 갈등 이유는 무엇이고 갈등이 전개되는 과정은 어떻게 되는가.'
'누가 어떻게 승리하는가.[배드, 해피, 새드 등 엔딩 결정]'
뭐 대략적으로 이런 식입니다. 일단 주연급 인물들 [주인공, 주인공의 대립 상대, 주인공과 주인공 대립 상대 주변에 있는 주요 인물들, 내용 전개에 꼭 필요한 조연들]은 여기서 모두 결정이 납니다.
2] 처음 시작부분
그 다음으로 정해지는 것은 역시 저에게는 가장 까다로운 시작부분입니다. 차원이동물이라면 당연히 말이 될 수는 없는 부분이지만 조금이라도 그럴 수 있겠다, 하는 계기, 환생하게 되어 성격이 아예 바뀌게 된다면 그것도 납득이 갈 수 있는 계기 등을 최대한 고민하여 결정을 하죠. 그 이후로,
'주인공이 어떻게 해서 강해지는가.'
'주인공 주변 환경과 주인공 성격과의 상관관계는 어떻게 되는가.'
'주인공이 얻는 무공과 주인공이 강해지게 될 계기는 무엇인가.'
등등, 본격적인 내용 전개에 앞서 정말 본격적인 내용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뼈대가 되는 내용을 결정합니다.
3] 결말 부분 [특히, 마지막 '장면']
그 다음으로는 중간 가장 중요한 내용 전개보다도 결말 부분을 생각합니다. 역시 쭉 끌어오다가 마지막 결말로 '펑'하고 터뜨려줘야 글을 읽는 맛이 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부분에서는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과 갈등이 해소되는 과정을 어느 정도는 자세하게 생각을 해 놓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 몇 페이지 정도 될 마지막 장면에 쭉 끌어올 이야기의 폭발을 위해 최대한 고심합니다. 역시 멋지게 글이 끝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언젠가는 제가 쓰려고 벼르고 있는 '삼국지물'의 마지막 장면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두 세력, '직구'군과 조조군은 드디어 천하를 놓고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조금씩 밀리고 밀려 더 이상 밀리면 가망이 없는 상황, 조조군은 드디어 직구군과의 마지막 결전을 준비한다. 결국 마지막 결전에서도 패색이 짙어진 조조군. 조조는 마지막 일기토를 준비하고, 직구와의 일기토가 펼쳐진다. 허나, 무장형 군주가 아닌 조조는 무장형 군주인 직구에게 패배하고, 가슴에 일검을 허용, 전사하며 말에서 굴러 떨어진다. 직구군은 환호하고 조조군은 침울해진 상황, 직구는 말에서 내려 조조의 주검을 안아 자신의 말에 올린다. 직구군과 조조군은 약속이라도 한 듯 조용히, 숨소리도 내지 않는다. 조조의 주검 뒤로 올라 탄 직구는 조조의 허리를 세워 자신의 가슴에 기대게 하며 마지막까지 조조가 허리를 굽히지 않도록 한다. 조조군 진영에 도착한 직구를 마중하는 조조의 심복 중의 심복, 하후돈과 전위, 그리고 아들 조앙. 직구는 말에서 내려 정중하게 조조의 주검을 넘겨준다. 조앙과 하후돈을 비롯한 조조의 수하들은 눈시울을 붉혔지만 애써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는다. 직구는 몸을 돌려 말을 타고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가고, 직구군 진영에서는 다시 한 번 커다란 함성이 터져나온다.)
뭐 이런 식으로 마지막 장면을 최대한 임팩트있게 구상을 해 봅니다. 물론 요약한 것이지만 길게 늘여도 열페이지가 되지 않을 저 정도로 구상을 해 놓고 나면 이제 연재를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 본격적인 내용전개는 도입 부분을 거의 끝낼 때 쯤, 다시 한 번 구상을 합니다. 도입부의 내용에 따라 내용전개에 큰 변화가 올 수 도 있으니까요.
자, 이제 여러분들의 차례입니다. [응?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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