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피아에서 자주 '츤데레'라는 성격의 명사적 활용에 관하여
'우리말에 적합한 대치어가 없다. 또한 외래어는 시간을 거쳐 문화에 전파 또는 흡수되어 정착되기도 한다.'
VS
'일본 문화의 무비판적 수용이다. 국민감정과 역사적 관계를 고려할 때 이는 타 문화와 달리 충분히 재고해봐야 한다.'
라는 말이 많이 오가고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양측 분들은 뒤쪽 부분은 빼고
'니마 일본이면 무조건 시르셈? 그럼 소라 아오이도 보지 마셈.'
VS
'오등은 자에 아조선의 독립국임과 닥치고 쪽바리 즐!'
치고 계시지만요.(…)
아무튼 저는 문피아에선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자신의 필력이 개차반이며 게으름이 하늘을 찌르고 위성궤도에 도달한다는 반성은 안합니다.) 공상과학, 그것도 더더욱 싫어하시는 위의 '일본 만화식' 인물들을 가지고 줄거리를 풀어나가는 입장으로서, 그리고 여주인공인 여고생 중령님(…)이 소위 '츤데레'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그리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1개 분대는 결성할만한 준주연급 여성 인물들에 의해 각양각색의, 마치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식의 캐릭터 배치로 인해 이 문제에 대해 고심했었습니다.
그리고 문피아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공성전으로 진정한 승부를 가리기보다는 적합한 대치어를 찾기 위해 많은 분들이 평화적 노력을 기울이셨음을 압니다.
그럼 그동안 문피아와 주변에서 나온 아이디어들을 모아 제 나름대로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1. '츤데레'의 그대로 사용 :
제 주변 분들은 이게 더 자연스럽습니다만, 아무래도 위의 '정서'문제와 관련된 대중에게 파고들거나 소수까지 껴안기에는 좀 무리가 있습니다. 게다가 말로서 한 번에 느낌을 전달하지 못하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대로 넘어가거나 인터넷을 뒤져서 뜻을 알아내야 하므로 느낌이 많이 떨어집니다.
2. ‘새침데기’로 대치 :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말입니다만 좀 옛날 말이란 느낌이 강합니다. 그 결과 느낌상 약간 고리타분한 느낌이 나고, ‘츤데레’를 먼저 알고 있는 또 다른 쪽의 분들에겐 말마디-어절-가 맞질 않아 느낌이 떨어집니다.
3. ‘흥헤롱’으로 대치 :
모 유명 소설에서 나온 뒤 대치어로서 유력하며 느낌상으로도 대충 뭔지 감은 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감은 오지 않고, 약간 지나칠 정도로 ‘의도하여 만들어진 말’ 이란 느낌이 강합니다.-그러니까 일반적인 줄임말이나 합성어처럼 자연 발생적인 느낌이 적습니다.- 대신에 최대 장점으로 다른 대치어들이 구사 할 수 없는 ‘흥흥 헤롱헤롱’이 가능합니다. 즉 ‘츤츤 데레데레’라는 표현까지 대치하는 게 가능합니다.
※추가 : '새침부끄'라는 유사한 신조 합성어가 있으며 이 경우에는 말은 자연스럽지만 어절이 맞지 않는 일장 일단이 있습니다.
4. ‘지랄맞은’으로 대치 :
생각할 가치도 없습니다. 참고로 제가 밀어주는 아이디어.(…)
그래서 ‘느낌’과 ‘어절’ 사이에서 저는 새로운 절충안을 제시합니다.
‘새치름’
‘새치름하다’
저는 일반적으로 북한 말인 ‘새초롬하다’로 많이 씁니다. 느낌상으로는 이쪽이 더 말이 예쁘게 들리거든요. 아무튼 이 말의 뜻은 이렇습니다.
(출처 : 뇌입원 사전.)
새치름하다
[Ⅰ][형용사]조금 쌀쌀맞게 시치미를 떼는 태도가 있다.
[Ⅱ][동사]짐짓 조금 쌀쌀한 기색을 꾸미다.
예문 검색 결과 (1-2 / 2건)
원 양이라고 불린 최 사장의 짝이 새치름한 표정으로 이렇게 대꾸했다.≪윤흥길, 완장≫ 새치름하다
그녀는 근심이 가득한 얼굴에 새치름하게 앉아서, 사내들이 붙안고 장작불 쑤석이듯 하여도 허리를 꼬지도 키들거리지도 않았다.≪문순태, 타오르는 강≫ 새치름하다
설명문 검색 결과 (1-5 / 5건)
새치름히
[부사]⇒새치름하다.
새초름하다
[형용사]
1 ‘새치름하다’의 잘못.
2 [북한어]‘새치름하다’의 북한어.
새치롬하다
[형용사]‘새치름하다’의 잘못.
새치름
[Ⅰ]‘새치름하다’의 어근.
[Ⅱ][부사][북한어]조금 새침한 모양.
새초롬하다
[형용사]
1 ‘새치름하다’의 잘못.
2 [북한어]쌀쌀맞고 새침하다.
이 경우엔 절충안으로서 ‘츤데레’와 3어절이란 것이 공통이며 가운데 ‘ㅊ'자가 들어가 느낌상으로도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또한 ’새침데기‘보다는 좀 사용이 안 되고 있지만 그만큼 다시 언어적 가치를 발굴해서 쓴다면 신선하게 들릴 수도 있고, 제 경우엔 어찌 된 건지 북한말인 ’새초롬하다‘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 발음이 ‘츤데레’라는 캐릭터의 주력 나이군인 여고생에 어울릴만한 뭔가 풋풋하고 맑은 느낌의 발음이란 것도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새침데기’와도 발음상 비슷-뜻 자체가 같으니-하니 언어적으로 들었을 때도 한국어를 기본적으로 구사하는 분들이라면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으로 ‘쿨데레’ ‘얀데레’ ‘도짓코’ ‘보케’ ‘데레데레’ 등도 우리 말로 대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윗말과 직접적으로 대치한 것은 아니나 ‘시원시원한’ ‘수줍은’ ‘어리버리한’ ‘맹한’ ‘살가운’ ‘정겨운’ ‘곰살맞은’ ‘차가운’ ‘쌀쌀맞은’ ‘장군감인(?)’ ‘청온한’ 등등의 단어들이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이자식 은근히 한담과 간접광고와 토론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구나. 가서 닥치고 소설이나 써!”
"우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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