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진짜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영화나 드라마, 만화, 소설 등에서 나오는 사건들과는 전혀 관계 없는, 그저 그렇고 그런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정확히는, 지금 이 일지를 쓰기 시작하기 직전까진.
진짜 어처구니 없게 당했던 교통사고, 차에 퍽하고 치였을 때 진짜 농담이 아니라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었다. 용케 까먹은 것까지 기억한 걸 생각하면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좀 심하게 기억력이 좋은 것 같기도 한데… 혹시… 난 천재?
…미안, 일지랍시고 쓰기 시작한 글 첫 문구에서부터 이런 헛소리를 쓴 건 미안하다. 하지만 말이지, 정말 말이지…
눈 딱 뜨고 마주친 광경이 온통 해골바가지에 좀비가 득시글거리는 을씨년스런 성이라니!!
어휴, 진짜 그 때는 사후세계에서 또 한번 심장마비로 뻗는 줄 알았다. 게임에서 보던 해골이며 좀비 같은, 그야말로 판타지스런 족속들이 눈앞에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해 봐라. 누가 안 놀라고 배기냐? 시체가 살아 움직이는데!!
뭐 아무튼 간에, 한방에 골로 갈 교통사고에도 나는 죽지 않았다. 대신, 정신을 잃고 눈을 떠 보니 웬 낯선 세상이 나에게 떡하고 나타났다.
그래, 그거! 차원이동!
와, 젠장. 솔직히 가끔 판타지 소설 같은 데서나 나오는 말인 줄 알았는데 내가 됐어! 진짜 됐다구! 와하하핫, 나도 진짜 운 좋은걸?
더 운 좋은 건, 이 언데드들이 갑자기 나를 마왕으로 추대했다는 것이다. 나보고 마왕을 하라고? 나야 좋지! 그런데 힘이 없다고 하니까, 마왕에 걸맞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겠단다. 역시, 이런 세계에선 이런 건 공짜로 줘야지.
그렇게 마왕이 되기로 결정한 후, 이 세계에 대해 여러가지 내용을 듣게 되었다. 전형적인 판타지 세계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 세계에서는 언데드들도 나름 지성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언데드들은 사람들에게 있어 악의 존재로 규정당해 핍박받는 신세였다. 음, 사실 지성만 있다면 모두 대화로 해결할 수 있을텐데 역시 인간은 너무 자기밖에 모르는 것 같아.
마왕이 되긴 되었고, 힘도 있겠다… 그래서 결심했다! 나는 이 세계를 바꿀 것이다! 판타지 소설에서 그러하듯, 나도 이 세상을 새롭게 뒤바꾸겠다!! 음하하핫!
그런데 진짜 그렇게 하면 이 일지를 출판하면 베스트셀러가 되겠지? 에잇, 이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열심히 해야지!」
"...지랄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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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압박스러운 흥보문구에 굴하지 않는 당신은 간지가이!
오늘부터 시작합니다.
....근데 정연란 올라오면 알림글 붙을텐데 없으니 직접 흥보1회권을 쓸 수 밖에 없군요. 어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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