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적당하게 글 쓸 때 생각하면 좋은 점들에 대해서 써보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유행하는 라이트 노벨에 대한 언급도 조금은 필요할 듯 싶어 역시나 적당하게 적어 봅니다.
참고로 이 글은 되도록 객관적인 자료를 기간으로 했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시점으로 작성됐으며, 전개 역시 되도록 쉬운 판단을 위해 심화된 내용을 다루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1.케릭터
대개의 라이트 노벨은 스토리 보다 케릭터를 우선시 합니다.
아니 해야만 합니다.
나스 키노코(월희, 페이트) 라던가 타니가와 나가루(스즈미야 하루히)는 스토리 중시합니다~
이런 말 하시고 싶은 분은 잠시만 더 생각해보세요. 진짜로 그런가.
어째서 라이트 노벨은 이렇게 케릭터를 우선시 하는가.
크게 따지면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이게 가장 많은 이유인데 케릭터를 띄우는 쪽이 보다 다른 소설과 차이를 쉽게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조금만 생각해 봅시다.
스즈미야 하루히, 작안의 샤나, 페이트 제로, 제로의 사역마
박살천사 도쿠로짱,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강각의 레기오스
이 책들이 차별적으로 보이는 이유가 과연 스토리 때문입니까?
아니지요. 세부로 들어가면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이 책들은 어디서나 쉽게 볼만한 스토리 구조와 전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솔직하게 까놓고 말해서 위의 글들에서 언급되는 스토리는 꽤 오래전 부터 일본 소설에서 활용되던 것들입니다.
나츠메 소세키 라던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시마다 후미카네 등등등
위대한 선대 작가들의 발판 아래 형성된 현대 일본 문학은 사실 스토리 적으로 참신한 물건은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도 순문학 계열에서 이리 저리 굴리면서 다 써먹고 있기 때문에 라이트 노벨식 어레인지라 해도 대개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납니다.
이런 상황에서 각 책만의 유니크함을 강조하기 위해선 완전히 새로운 형식이나 소재를 발굴하기 보단 케릭터성을 강조하는 쪽이 보다 쉽지요.
그리하여 완성된 것이 패턴화된 모에화 속성입니다.
독자들에게 절대 먹히는 패턴과 스토리의 조합으로 책의 매력을 끌어 내는 겁니다.
케릭터를 중시하는 이유 두번째,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한 이유일수도 있습니다만....작자라면 몰라도 독자 입장에선 엄청 기분 나쁠 겁니다.
일단 글을 읽으실 분들을 위해 경고성 메세지를 씁니다.
이 글은 독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먼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보기 싫거나 글을 쓰실 목표가 없는 분이라면 백스페이스를 눌러주세요.
<<<<<<<<<<<<<<<독자와 작자의 벽>>>>>>>>>>>>>>>>
라이트 노벨에서 케릭터를 강조하는 이유 그것은 한 마디로 그 쪽이 읽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해가 안 가신다는 분을 위해 조금 더 설명을 하지요.
간단하게 적어서, 독자들의 언어 독해력이 수준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왠 언어 독해력이냐 하시겠지만, 이건 일반적으로 전 세계 출판 업계에서 동일하게 문제 제기가 되어온 사안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초 교육이 상식화된 현대에서 '문자'를 읽을 수 없는 문맹자는 대폭 줄어든 대신 '문장' 혹은 '행간'을 읽을 수 없는 문맹자가 엄청 늘어난 걸 알고 계십니까?
아이러니한 이야기입니다만, 현대인들은 정보 통신기기의 발달로 인해 과거에 비해 보다 많은 텍스트를 접할 기회를 얻었지만 반면 표현이나 의미 전달에 있어 과거 사람들 보다 더욱 열화 되 버린 게 사실입니다.
이에 관한 것은 다 적자면 족히 A4 용지 140페이지 수준의 논문이 되 버리니까 생략하겠습니다. 아니 농담이 아니라 저는 실제 이 주제로 작성된 논문을 읽은 바 있습니다. 분량이 거의 사전에 맞먹더군요.
아무튼 이런 경향은 현재의 30~40대에 비해 10대 20대 층에서 자주 보이는데, 바로 이것에 라이트 노벨에서 케릭터를 중시하는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라이트 노벨이나 장르 문학은 기본적으로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성인들도 자주 접하고, 또한 성인을 대상으로한 책도 있지요. 다만 이 경우 완전히 시장이 다르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합니다.
라이트 노벨의 주 수요층이 10대, 헌데 10대의 언어 독해력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 이쯤되면 대충 답이 나오시죠?
케릭터를 중시한 라이트 노벨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도 대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스토리 중심으로 전개되는 글 보다 케릭터 중심으로 전개되는 글은 아주 쉽게 비쥬얼화 할 수 있지요.
케릭터 삽화를 책에 삽입하지 않아도 단지 텍스트를 읽는 것만으로 개괄적 비쥬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건, 언어 독해력이 떨어지는 현대 청소년에게 엄청나게 먹히는 요소였던 겁니다.
이건 한국 장르 문학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괜히 어려운 내용이나 철학적 담론보다는 비쥬얼하기 쉬운 소드마스터 이계 깽판기가 인기를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요.
물론 그 작품의 작가들이 이걸 노리고 쓴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묘사가 좋거나 어휘력이 화려한 글 보다 단순하지만 케릭터를 알아 먹기 쉽게 구성한 글이 인기 있다는 건 매우 슬프지만, 이런 게 시대적 트랜드라는 거겠지요.
ps.
적당하게 썼는데 별 내용도 없이 길어지는 군요.
일단 이 글은 1부로 이만 줄이고 다음 글은 조금 덜 진지하게
진짜 적당한 분량으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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