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몇 일 전부터 추천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혹여나 제가 작품 성향을 오해하는 것은 아닐까 주저했는데,
오늘 새로운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깨달았습니다.
아... 이 작품은,
우리가 익히 아는 그 장르가 맞구나.
다만 그 표현이 문피아에서 '사용부적격'판정을 받았기에,
여기서는 아래와 같이 표현하겠습니다.
- 본격 남성주인공 시점의 웨스턴 판타지풍 코믹 연애 시뮬레이... 아니, 연애소설.
간략히 소개하자면,
전장에서의 공이 있어 출세가도를 달리게 될 줄 알았던 한 몰락귀족가문 출신의 기사가, 사실상 좌천에 가까운 자리인 공주님의 전속기사가 되었는데, 알고보니 친족을 제외한 남자로는 처음으로 공주님 곁에 다가간 남자가 되었다.(흐믓)
겉으로 보기에는 한없이 무료하고 평온해보이는 공주님의 백합궁, 그러나 공주님 일행들은 안을 들여다 보면 하나같이 '비상식적'인 존재들이다. 이를테면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차가우면서도 은근히 이것저것 신경써주는(이런걸 일본에선 츤데레라고 한다지요?), 자신의 기사들보다 강력한 마도사 공주, 정반대로 항상 생글생글 웃으며 상냥한 성격이지만 악마적인 가학취미를 가진 공주님의 시녀, 권세높은 가문 출신의 엄청난 실력의 소유자이면서 동시에 주인공에게 거의 절대적인 적대감(살기...)을 뿜어내는 공주님의 여기사(주인공은 굴러온 기사고 이분은 박혀있던 기사님이지요), 여기에 굉장히 소시민적이면서도 그렇지 않은것 같기도 한 주인공과 주인공보다 똘똘한 공주님의 애완동물. (성별은 소년?...)
여기에 확장팩으로 계속 덧붙여지고 있습니다. 물론, 여성 캐릭터 위주로요. 하지만, 맹세컨대 막나가는 하ㄹ..."본격 남성주인공 시점의 웨스턴 판타지풍 코믹 연애 소설"은 아닙니다. 주제가 '남성주인공의 여난의 3년'이거든요. 적어도 과거 염장소설류에 포섭되기에는 부족합니다. ㅎㅎㅎ
아, 형식적인 작품 소개는 이정도로 하고요,
실제로 제가 정말 추천의 욕심을 품게 된 것은,
작가님의 시크하시달까?
'주제'의식이 투철하셔서인지,
'본론' 이외에는 대단히 무신경해보이시는게 멋지십니다.
이를테면 이런거지요,
에피소드 중에 공주님이 태고적에 존재한 용과 대면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어마어마한 긴장감과 열기...(불의 용이거든요.) 그러나 정작 용과의 대화는 공주님이 용과 독대하기에 알길이 없고 (말씀 드렸죠? 남성주인공시점....) 보통 판타지 소설같으면 이로인한 여러가지 암시, 복선, 내러티브 등이 깔려야 하는데, 우리의 작가님, 여성캐릭터와 관련없는 이야기들은 과감히 삭제하시고 '본론'인 남자주인공과 여기사 간의 미묘함만을 강조하십니다.
다른 예를 들면,
간만에 휴가 받아서 자신의 영지로 간 주인공은, 옆동네 버릇없는 귀족이 자신의 동생에게 수없이 무례한 추파를 던져(전문용어로는 '찝쩍', '껄떡'등이 있습니다만....)왔다는 사실을 안 나머지 길잡이를 앞세워 쳐들어갑니다. 오오오... 드디어 주인공의 칼부림이 나오는 겐가? 드디어 백대일의 전설이 아로새기워지는 것인가? 그러나 작가님, '주제'와 무관하고 '본론'에서 벗어난 주인공 따위의 활약은 가볍게 생략하고 여동생, 여동생 뻘의 새로운 여인, 그리고 몰래 따라온 공주님 일행등과의 이야기에 집중하십니다. (참으로 여러가지 의미로 장하십니다, 작가님.... ㅠ_ㅠ)
물론 그런 독특함만으로 승부하는 작품은 아닙니다.
때때로 진중해지기도 하지요.
이를테면 작품이 진행될수록 가장 '평범해' 보였던 주인공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는 것을 수시로 암시하십니다. 사실, 우리가 주인공을 평범하게 보았던이유는 주인공시점에서 작품속 세상을 봐왔기 때문이고, 의도적으로 주인공의 과거 행적이 설명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다만, 주인공이 점점 주인공다워 지는 것과는 별도로, 작가님의 투철한 주제의식상, 주인공이 너무 주인공다워 지지는 않을 것임을 확신합니다.
본격 남성 주인공 시점의 웨스턴 판타지풍 코믹 연애 소설인,
세츠다님의 "나는 당신의 기사입니다"
링크를 걸지 않는 추천자의 시크함으로 마무리 합니다.
....ㅡ_-)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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