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느끼면서
한장한장 조심스레 넘겨가면서
소설의 스릴을 맛볼때가 가끔 있습니다.
그러다 생각치도 못한 반전에 항상 희열을 느끼곤 했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소설의 주인공은 주인공이라는 선택받은 존재이기에
소설이 끝나기 전까진 죽지않는 '불사'의 존재가 됩니다.
이것만으로도 저는 살짝 몰입도가 떨어지더군요.
무슨 전쟁이 일어나고, 암살, 암투가 일어나도
'쟤 주인공이잖아? 어차피 이기겠지. 어차피 안죽겠지 뭐...'
라는 심정일까요. 주인공 뒤통수를 치는 작가분들은 많이 안보이더라구요. 주인공은 이기기만 하다 끝나는 소설도 부지기수더군요. 크큭... 주인공도 사람일진데 한번쯤 좌절, 실패, 패배...
그럼으로써 성장해야할진데 성공만으로 점철된 인생을 걷는 주인공은 언제나 승리하더군요.
뒤로 넘어져도 던전이요, 앞으로 넘어지면 보스몬스터는 그냥 잡더군요.(비단 게임소설에서만이 아니라요)
간혹 주인공이 죽더라도
'쟤 주인공이잖아? 부활하겠지 뭐...'
이런 속편한 생각을 하게되더군요.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소제목을 아십니까?
소인은 글의 작은 흐름을 잡아주는게 소제목이라고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읽던 소설들 중 태반은 그 소제목 안에 미니리름을 담고있더군요.
예를들어,
주인공이 밑바닥부터 기어올라가서 어떤 검술대회에 나갔다고 칩시다. 이 검술대회는 꼭 이겨야만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은그리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지요.
그러다 강한 상대를 만납니다.
정말 손에 땀을 쥐는 대결을 하는데
자, 이번장이 끝납니다. 다음장으로 넘어가는데
소제목이 보입니다.
소제목이 뭐였을까요?
'우승' 이라네요.
허탈해진 저는 당연히 그 파트를 휘리릭 넘기죠.
'우승' 다음의 스토리를 찾아서 페이지를 넘기는거죠.
결과를 알아버렸기 때문인지 과정은 그다지 보고싶지 않더군요.
이런게 한두번이 아니고 겹치고 겹치다보니
슬, 지루해지고 지쳐갑니다. 몰입도가 떨어지는건 말로 할 필요도 없죠. 그러면서 소설책을 접게되더군요.
이런 사소한것에 신경쓰는 제가 잘못된건가요?
여러분은 어떠신지 묻고싶네요.
소제목의 선택도 글쓰기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한 독자로써
주저리 주저리 떠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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