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소설을 쓰고 있는 친구와 얘기를 하던 중, 글 쓰는 과정에 대한 말이 나왔습니다. 그 친구는 써내려가는 과정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생각하고, 천천히 적어내려가는 스타일입니다. 결과물을 보면, 확실히 그런 느낌이 묻어나지요. 여타의 양산형 삼류와는 차원이 다른 글을 뽑아냅니다.
(그 친구는 조ㅁㅁ사이트에서 연재중입니다. 글쓰는 과정과는 관계없이, 그 친구 본인이나 독자들은 그를 '극악연재의 화신', '절대 게으름의 군주', '불성실 작가의 모범적 표본' 등등의 칭호로 부릅니다[...])
반면에 저는 글을 쓰는 시간 자체는 그렇게 오래걸리지 않는 타입입니다. 제가 글을 쓰는 과정을 순서도로 요약하면......
아이디어 선택, 장면 떠올리기, 씬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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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 속으로 씬 연결하기, 필요 없는 씬 버리기
(전공이 애니메이션 관련이다 보니, 장면의 형태나 각 씬들의 연결은 영상물을 편집하는 기분으로 하게됩니다. 장점이라면 무엇을 써야할지 쉽게 알게 된다는 것, 단점은 문장이 밍숭맹숭한 것에 대한 대안이 못된다는 점....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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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는 단계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무슨 배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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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에서 한 회의 씬 확정 이후, 책상에 앉아 글쓰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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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웹서핑(.....), 지뢰찾기, DVD감상, 이미 쓴 분량의 오타 점검등을 하며 주위를 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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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회 초고 완성, 올리기
('오타 검정은 이미 쓰는 과정에서 했다!'라는 안일한 배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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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지적받고 굽신굽신.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는 오타에 좌절.
(오타, 비문 X -> 히드라, 고르곤 O)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실제로 글을 쓰는데 소요하는 시간은 짧아서, 5시간 동안 주위환기(...)를 하면서 20kb를 씁니다. (그만큼 표현은 빈약하지요. 양산형의 표본입니다 OTL)
다른 작가분들의 글쓰는 스타일은 또 어떤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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