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보고 왔습니다.
솔직히 덜컥 겁이 났어요.
아직 다 써놓지 못한 글에 계약이 들어온 게 처음입니다.
이제 막 시작한 글에 계약이 들어온 것도 처음입니다.
이제 더이상, 제가 좋아서, 제 마음가는 대로 쓸 수 없는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게 부담스러웠고, 조금은 무서웠습니다.
Etude는 비축분이 없습니다.
Etude 뿐만이 아니고, 제 글은 대부분 비축분이 없습니다.
메르헨 같은 경우도 처음 연재됐던 조*라에서는 비축분이 없이 쓰는만큼 연재됐었답니다.
덕분에 짧은 방황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그런대로 성실했던 연재 출석표에
어쩔 수 없이 하루 구멍이 났군요.
세 번째 계약입니다.
프로라고는 하기 힘들지 몰라도 이젠 아마추어라고만도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오늘 새벽까지만, 이 애매한 혼란을 곱씹어 보려고 합니다.
제가 쓸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제가 써야하는 게 무엇인지를.
한국 사람은 잠들기 전까지는 날이 안 바뀐 거라고 하죠.
해뜨면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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