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마.
보건 안 보건... 그건 내 맘이야!
맞습니다.
어떤 글을 볼 때, 그 글을 보는 것은 독자의 마음이고 생각대로 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글을 쓰는 작가는 자신의 글을 마음대로 할 권리가 있습니다.
내 글 쓰는데 네가 뭔 상관이야?
입닥치고 있어!
이게 글이냐? 이건 맘에 안들어, 고쳐라!
네가 뭐라건 내가 하고픈 대로 말 할 거야!
위와 같은 상황이 되면 참 난감하지 않습니까?
저는 여러분들이 조금 더 현명해지시고 좀 더 친절해지시면 하고 바라고, 그 부탁을 드리려고 지금 여기 글을 씁니다.
시작이 마음에 안든다.
찍- (선작 삭제.)
여자 하는 행동이 마음에 안든다.
찍- (선작 삭제.)
저놈 패야 하는데, 어째 대충 넘어간다?
찍- (선작 삭제.)
뭐야? 왜 이렇게 느려?
찍- (선작 삭제.)
뭐야? 왜 이렇게 빨리 가?
찍- (선작 삭제.)
......
이렇게 뭐라고 저렇게 뭐라고...
과연 여러분은 어떤 글을 보기 원하십니까?
작가는 지금 쓰는 이번 회만 가지고 글을 쓰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제대로 글을 쓰든지 아니든지 간에 그럴 능력을 가졌든지 아니든지... 그것보다 중요한 건 무뇌아가 아니라면 뒤에 뭔가 생각한 것을 가지고 글을 쓴다는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글 첫머리에서 그걸 재단해버리고 단죄(...) 합니다.
--나랑 안 맞네. 선작취소합니다....
작가는 가슴이 철렁합니다.
혹 어떤 분은 말씀합니다.
작가가 자기 소신대로 글 써야지...
소신대로 씁니다.
그러나 누구도, 저라도 독자들이 뭐라고 하면 신경쓰게 됩니다.
안쓴다면 거짓말이지요.
이 글 쓰는 도중에도 당신... 소림사 안쓰고 뭐해? 하면 가슴 철렁합니다.
그런데 오죽하면 그 와중에 이런 글을 쓰고 있겠습니까.
요즘 양판소가 판을 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양판소 나빠.
뭐뭐..... 글 좋아! 라고 하십니다.
그런가요?
그렇다면 그 글 좀 봐주시고 왜 좋은지 제대로 이야기를 해주시면 어떨까요?
앞에서 바로 때려부수는 장면 안 나오면...
바로 책 던져버리고 연재 선작 취소해버립니다.
그걸 보면서 책 팔아야 하는 작가, 그 어떤 강심장이 슬로 스타트의 글을 쓸 수가 있겠습니까?
처음부터 강력한 글을 쓸 사람도 있고 슬로우 스타터도 있고... 또 느릿하고 감칠맛 있는 전개도 있는 법입니다.
그래야 이런저런 다른 맛의 글들이 다양하게 살아남습니다.
그런데... 독자의 요구가 그러니 누구라도 다 앞에다...
라고 고민하고 그걸 보는 독자는 또 이거 어째 글들이 다 똑 같아? 라고 투덜댑니다.
그렇습니다.
작가는 그걸 다 소화하고 또 그 상태에서 강력하게 써야 합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럴 순 없습니다.
다양화가 되게 도와주세요.
한 회 읽고, 선작 취소! 라고 하지 마시고
실제로 선작취소도 하지 마시고...
한 번 더 읽어서 과연 어찌 되는지 애정을 가지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의 결말을 보고, 그리고 나서 비로소 그 글에 대해서 작가에게 조언을 해주시면 작가와 독자는 서로 좋은 글을 만들어나갈 배합을 이루어갈 수가 있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맘에 안들어.
선작삭제.
공포에 질린 작가는 무조건 앞에다 우겨넣다가 결국 그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집니다.
글쓰기, 특히 장르는 시와 같은 단편이 아닌, 마라톤입니다.
마라톤 주자들이 초반 오버페이스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아십니까?
다 아실 겁니다.
후반 완주는 커녕, 그냥 쓰러지고 맙니다.
그게 지금 장르작가들의 심각한 문제점이고 조로를 보이게하고 내일을 어둡게하는 근본적인 부분입니다.
문제가 모두 독자에게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걸 극복하고 다른 방향으로 나가야 함이 작가의 능력이고 사명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어린 작가들에게 그럴만한 시간을 주도록 말씀드리는 겁니다.
먼 시간도 아닌 연재할 시간만큼만이라도...
제가 요즘 글을 보면서 많이 기쁩니다.
상당히 많은 글들이 기본은 되어 나옵니다.
분명히 전과 다릅니다.
그러나 그 글들 거의가... 시장에서 무너진다고 합니다.
이유도 없습니다.
차분히 볼만한 글도...
시점이 분산되어 있다.
앞이 강하지 못해.
전개가 느리다.
생각이 맘에 안들어.
별별 트집, 지적을 받으면서...
깨지고 죽어나갑니다.
한 번만 더 그 글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밤이나 내일 논단에 그런 글에 대해서 몇개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조금 더 편히 글을 보고 즐겨주시면 합니다.
왜 매번 사람을 죽여야 하고 패야만 할까요?
왜 조금 기다리면서 어떤 내용인가를 보지 않고 무조건 퀵퀵 스타트만을 부르짖는 걸까요....
작가들을 믿고 격려해주시고...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단순히 내가 원하는 것보다는 내가 원하는 것과 작가가 원하는 것의 합일점과 타협점을 한 번 찾아보시면 어떨까요?
그래서 독자와 작가가 힘을 합쳐서...
우리 미증유의 히트작을 한 번 만들어 보는 겁니다.
그럼 제가 여러분을 초대해서 한 번 거하게 쏘겠습니다.
문피아 폭죽의 밤을 열지요.
그때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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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온라인에서 손보지 않고 바로 쓰면서 올린 글이니 이해하고 봐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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