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읽었습니다. 부분 부분 공감가는 부분도 있었구요. 하지만 제 견해는 이렇습니다. 자기가 재미없다고 생각한 글을 다른 사람이 보는것을 보고 그 독자가 자기보다 수준이 낮냐고 하셨는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전 확실하게 말할수 있습니다. "확실히 나보다 낮다" 이렇게 말이죠.
물론 내가 그런것으로 잘난체 하고 다른 사람을 비하까지 할 수 있는 자격은 없습니다. 다 나름 최선을 다해서 쓰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전체를 생각해볼때 문제가 되는게 문제라는 겁니다. 무엇이 문제냐? 그것은 뒤에 쓰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저는 우리 장르문학이 우리끼리만 노는 우리동네 잔치가 되기를 원치 않습니다. 하지만 저 울타리 밖으로 뛰쳐나가 내 한몸을 뽐내기에는 많이 부족한건 사실입니다. 어떤 분들은 그 수준이란 걸 논하는 기준이 대체 뭐냐고 탐탁치 않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물론 그 분들 말씀도 맞습니다. 자기 눈에만 맞으면 제눈의 안경이죠.
저는 개개인의 시야가 아닌 '전체'를 염두에 두고 이 글을 씀을 밝힙니다.
자꾸 작가 한테 뭐라고 힐난을 하면 '니가 한번 써봐라, 얼마나 힘든데!' 하는 변명으로 얼마 크지도 않은 작가 자신의 모자람을 덮어두려고 합니다. 하지만 독자가 직접 글을 써보기까지 하며 글을 비평해야 할 이유는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소비자와 판매자의 관계는 냉혹합니다. 소비자가 이 물건을 어떻게 만들고 어쩌고 신경쓰지 않습니다. 완성품의 품질만을 봅니다. 장사나 사업을 하시는 분을 얘기를 들어 보면 알 수 있듯이, 별 시덥지 않은 꼬투리 하나가지고 구매와 그냥 지나침의 경계가 갈립니다. 사람 취향마다 말이죠.(저같은 경우는 폰에 블루투스 빠진건 안삽니다^^이번에 국내향 프라다폰에 블루투스 빠져서 속상해 죽겠습니다. 나의 자브라BT620S는 누구랑 놀까...^^;) 대다수에게 통용되며 상품으로써의 기본가치를 지킨 상품만이 살아남고 대접받습니다. 글도 똑같다고 봅니다.
저를 비롯한 여러사람이 고무림 시절에는 소수정예였다고 하시는데, 사실 지금과 비교해서 소수정예지 그때도 꽤 많다고 할수 있는 글들이 연재되고 있었습니다. 고무림을 처음 알게 되어 접속했을 당시, 우와 글좀 꽤 되네?! 했으니까요. 지금은 그때와 비교하기 어려울지경이지만...양과 질의 균형적인 성장이 아니었다는게 약간 안타깝죠.
물론 수준이라는게 기준을 어디다 두느냐에 따라 상대적이기 때문에 저 혼자 잘났다고 독선적으로 말 할순 없겠지만, 어떤 현상에 의해서 실제 수준이 낮아지는 경우는 있습니다. 지금 문피아가 그러하죠. 서서히..서서히 바뀌어져 온겁니다. 하나의 '현상'이죠. 비평 비난 불만이라고 하셨는데, 맞는 말씀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통렬한 '비판'이 된다면 그것은 필요한 비판이라고 봅니다. (전 개인적으로 좀 그럴듯한 비평좀 하고 싶습니다. 만날 맞춤법이라도 제발 어떻게 좀 안됩니까? <-이런거 말고요)문피아는 매우 큽니다. 고무림 시절만해도 하이텔이나 나우누리에서 연재하던 곳과도 비교해서 매우 크다고 할수 있을 정도로 말이죠. 이렇게 큰곳이라면, 저는 자정할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아까 얘기한 수준 어쩌고 하는것이 따지고 보면 '하향평준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저 개인은 상향 평준화를 바라고, 이렇게 하향평준화가 계속 되다가 어느 한작품이 히트치면 다들 그거 따라하는 한국인 특유의 그것이 발동하게 되는 그런걸 보기 싫습니다. 저처럼 매사에 심각한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리라고 믿습니다.
'이렇게' 된 현상의 원인은 이렇다고 봅니다. 자, 처음 고무림시절, 질좋은 글과 재미난 글과 포스있는 작가들이 포진하고 모이다 보니 당연히 사이트는 유명해지고 널리 퍼져 회원수도 늘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점점 더 몰린 사람중에 연령별로,성별로,직업별로, 다양다양한 사람들이 글을 읽으며 즐거워 합니다. 그리고 개중엔 이런 생각도 하죠. '나도 글을 한번 써볼까?' 하고 말이죠. 일단 글을 쓰고자 마음 먹으면 일련의 과정을 거쳐 작가가 될수 있는 곳이고, 실제로 이곳 출신? 작가들도 많으니 충분히-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 사람들이 늘어나고, 어떤이는 소질과 노력이 겹쳐 좋은 작품을 하나하나 만들게 됩니다. 반면에, 깊이 있는 삶을 살지 못한사람(어떤계층을 돌려말한겁니다)눈이 깊지 못한 사람, 생각이 가벼운 사람, 지식이 얕은 사람, 기본이 부족한 사람, 등등에 속하는 사람들은 소위 말하는'쓰레기'소설을 양산해 내죠. 하지만 그래도 고무림에서 놀아본 짬밥이 있으니 일단 그럴듯 하게 쓰는 사람도 꽤 있습니다.
그렇게 이런 글, 저런 글, 다양하게 섞이게 되고, 아주 약간이나마 전체적인 하향평준화가 이루어 집니다. 여기까진 솔직히 괜찮죠. 많은 이들이 작가의 꿈을 가지고 도전해보는 계기가 된 시기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다음부터 문제가 됩니다. 끼리끼리 모이고 고만고만한 사람끼리 논다고, 각자 글의 수준과 스타일에 따른 독자층이 형성되게 됩니다. 책방가면 학생들이 주로 찾는게 있고 아저씨들이 보는게 따로 있으니 잘 아실겁니다. 문제는 여기 부텁니다. 여러 종류 가리지 말고 많이 봐서 시야를 넓히고 남의 조언도 받아들이는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는 시기가 필요한데, 개중에 이런 걸 뛰어 넘어 버리고 그냥 무작정 글 부터 써재끼는 사람들도 생겨 납니다. 마치 초보 프로그래머가 성질만 급해서 설계보다 코딩을 즐겨하듯 말이죠.(제가 생각해도 기가막힌 비윱니다ㅋㅋ^^사실 나도 그랬음;;ㅠㅠ)
이렇게 겁도 없이 달려든 사람들이 기본도 안되는 글을 내놓기 시작하고, 많은 사람들(어떤 기준이나 여과장치 없는 어린 학생들이나 소위 철 덜 든 사람)이 그런 하향평준화 된 글을 접합니다. 그러다 보니 그게 제 눈에 안경이 되게 될때가 있죠. 많은 것을 접하고 경험한 사람 눈하고, 이제 막 문피아 가입해 판타지에 빠져든 사람하고, 감성이나 수준이 같습니까? 절대 틀립니다.
또 그런 사람들이 글이라고 쓴답시고 딴에는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식으로 글을 연재하고, 또 그걸 면역체계 없는 사람이 받아들이고, 우와 대단하다 잼있다 그러고...이쯤 되면 저의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뭔가 오류를 발견하실겁니다. 그걸 미리 대답드리자면, 사람 눈이라는게 정말 신기합니다. 일전에 이런 일이 있었는데, 저는 영화 '드림걸즈'에서 비욘세가 부른'Listen'이라는 곡을 참 좋아합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겁니다. 그런데 어느날 인터넷에 양파가 부른 Listen 이란 곡이 돌아다니며 써 있는 말이, '비욘세보다 잘부르는 양파의 Listen' 어쩌구 하며 돌아다니더군요. 그래서 한번 들어 봤습니다. 이상해서 듣고 또 들었습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게, 똑같이 둘다 라이브로 부른건데 도데체 어디가 비욘세보다 더 잘부른다는건지 모르겠더군요. 정말 비욘세 노래 들어보긴 한건지 의심이 갈정도로..아마 안들어 봤을 겁니다. 실제로 양파가 더 잘부른다고 치더라도, 원곡을 부른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겁니다. 비교 하는거 자체가 웃긴거죠. 문화라는게 그렇습니다. 별로 접해보지 않은 사람은 눈이 확실히 낮습니다. 쉽게 감동하고, 쉽게 받아들이죠. 하지만 더 수준높은걸 접해본사람은 그런거 보면 짜증납니다. 아닌말로. 우리가 듣기에는 다 그거이 그거 같은 어려운 클래식피아노 곡도, 콩쿨에 나가면 심사위원이 엄격히 점수를 매깁니다. 그 양반들은 우리 보통 사람보다 듣는 귀가 높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죠.
좀 누가 충고를 해주면 받아들이는 척이라도 해야지, 자기가 뭐가 그렇게 잘났고 뭘 그리 잘썼는지 들은 대꾸도 안하는거(대꾸를 하긴 합니다. 안고쳐서그렇지) 보면 그래 니 팔뚝굵다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전 작가의 글을 보고 리플로 다는거 보담은 쪽지로 보내는 걸 좋아합니다. 왠지 리플은 그냥 묻어가는거 같아서....사실 쪽지로 보내면 뭔가 좀더 특별해 보이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하면 작가님들도 더 좋아하시고,, 헌데 요샌 쪽지 보낼만한 작가가 없습니다. 어떤분은 쪽지를 보낼필요도 없이 잘쓰는 작가들도 많고, 어떤 분은 보낼 엄두가 안나는 것도 있고,,
항상 기는놈 위에 걷는놈, 걷는놈 위에 뛰는놈, 그넘 위에 나는 놈이 있단 걸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뭔가 더 고치거나 잘못된게 없을까 하고 점검해보고..그렇게 하는거 당연한거 아닌가요? 어떤 사람은 어떤 조언을 해줘도 그걸 이해하거나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의 소양을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 뭐 이렇게 말하니 제가 대단한 놈처럼 보입니다만, 사실 저도 잘난거 쥐뿔도 없는 놈이죠. 그래도 기본이 뭔지는 압니다. 전 이제까지 지적이랍시고 한게 맞춤법이라도 제대로 하자고 한게 답니다. 문학사이트에서 맞춤법이나 논한다는게 말이 됩니까? 지금 문피아의 현실이 그렇습니다. 열정 하나 가지고 글을 쓰는 건 좋은데 너무 자기 글에만 빠지진 말아야죠. 자기 자식을 볼땐 객관적으로 보기가 어렵듯이, 자기가 쓴 글을 볼때도 사실 객관적인 잣대를 재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자기가 쓴글에 대해 좀더 다각적인 시야에서 보고 검토해 보려는 센스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거의 대부분 그런 시도 조차 하지 않았을 것으로, 정확히 말하자면 '다각적인 방향에서 내글을 관찰해보자'라는 발상이라도 했는지 의심스러운 글들이 많은게 사실이지만...
두서 없이 길게 썼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불평 불만으로 보일 수 있을지라도, 지속적인 따끔한 일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 같은 많은 사람들이 왜 자꾸 이런 저런 딴지를 거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자세조차도 없는 사람은...솔직히 좀 그렇다고 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작가들 만큼 생각이 깊고 아는 것도 많고 머리가 '깨인' 직업을 가진 게 별로 없습니다. 헌데 이 글쓰고 하는 걸 그냥 취미삼아(뭐 말리진 않습니다.자기 자유죠. 하지만 그런 취미 삼아 쓰는 글들이 물을 흐린다는 것도 알아줬음 좋겠습니다. 어떤 사람은 골을 싸매고 자료수집한다 돈깨나 날리며 고심해서 쓰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게 까진 못해도 기본은 되야....), 어느분 말대로 습작삼아(습작이면 노트에나 쓸것이지 여긴 왜 올리는 지 모르겠습니다.나도 노트에 끼적인건 많은데..) 글을 써 올리는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 하니...자식은 부모를 닮습니다. 자기가 쓴글을 읽은 독자가 후에 어떤 형태의 작가로 태어나는지,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 지 안다면, 결코 맘편히 글을 쓰진 못 할 겁니다. 저도 솔직히 내가 잘났고 너는 못났네 하며 가끔 이런 글들을 올립니다만, 작가가 한번 되어 봐야 겠다고 마음을 먹고 글좀 써보겠다 노래를 불러도 쉽게 시작을 못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없는 탓도 있지만, 쓸 엄두가 안나는 것도 사실이죠. 훗날 제가 글을 올리는걸 발견하신다면, 제게 이런 말을 하셔도 좋습니다. "야 임마 전에는 니 입으로 작가의 소양이 어쩌고 수준이 어쩌고 하더니 너는 지금 차암 잘도 쓰고 있구나야 어이구 잘났다" 하는 식으로 비꼬셔도 되고요. 물론 볼품없는 글을 썼을때 말입니다. 뭐 정말로 두서가 없었네요. 공감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몇가지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제글에서 이것만은 알아 주셨으면 좋겠군요. 앞서 밝힌 '개개인의 입장이 아닌 장르문학 전체를 위한' 시야에서 이글을 썼음을 말입니다.
- 사람이 너무 자유하면 방종하게 되고, 방종하면 타락하게.. -
뭐든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겁먹는 것도 좋지 않지만 뭐든 너무 쉽게 생각하고 쓴 글들이 뭔가 쉬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저는 김선우라는 고등학생작가를(지금은 대학생)매우 좋아하고 경탄해 마지 않습니다만, 많은 고등학생 작가들이 엄한 절제 없이 마구 틀리는 맞춤법이 들어간 글을 써대고, 그걸 본 다른 사람들에게도 '맞춤법 그까이꺼 좀 틀려도 된다,내용이 중요하지 뭐' 하는 인식을 심어주고...또 그런 작가들이 나오고...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는게 너무 안타깝고 속이 터집니다. 이건 문학이고 뭐고를 떠나서 국가적으로 생각해 볼때 좀 쪽팔린일 아닙니까? 도데체 우리나라 국문학박사들은 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국어에 대해 부족하지 않은 소양을 기르도록 뭐라도 해볼 생각은 안하는 건지..
에고 진자 이만 입 다물어야 겠네요. 전 너무 말이 많은게 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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