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 수도 별로 놓이지 않은 무복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청년 무사가 있습니다.
누가 무슨 말을 하든, 빙긋 웃고 말 뿐
별로 긴 답도 하지 않습니다.
가끔은 조그마한 어린아이가 다가와 짧은 혀로 서투른 욕을 하며
정강이까지밖에 안 오는 팔을 휘젓습니다.
그러나 그는 화내지 않습니다. 머리칼을 쓸어주며 싱긋 웃기만 합니다.
때로는 취객이 잘 가는 그를 불러세워
네놈이 무공이 그리도 고강하다며? 한판 뜨자구!
꼬부라진 혀로 시비를 걸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는 그 말에 정색하지 않습니다. 약주가 과하시군요. 귀가해 안면하십시오 하고 물러설 뿐입니다.
무거운 짐을 든 부녀자가 있으면 냉큼 달려가 그 짐을 빼앗아 들 줄 알고
길을 잃어 울고 있는 아이가 있으면
한끼 밥을 굶으면서도 아이의 손목을 끌고 그 집을 찾아 돌아다닐 줄 아는
무공도 무공이지만, 참 경우 바르고 착실한
그래서 보고 있으면 빙그레 웃음이 지어지는 청년입니다.
그래서 아마, 그와 정식으로 격검해 보지 못한 자는 모를 것입니다.
늘 웃고 있는 그 눈이 한 번 굳어지면 얼마나 싸늘하게 빛나는지를
늘 부드러운 그 음성이, 한 번 내지르면 얼마나 큰 사자후를 뿜는지를.
단정하고 경우 바르고, 그래서 보고 있으면 흐뭇한 글-
크라스갈드님의 일월광륜 추천합니다.
+) 조만간 출삭될지도 모릅니다. 늦기 전에 선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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