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α] 메디컬메이지
오랜만에 문피아에 올라온 소설을 읽어봤습니다. 뭘 읽을까 한담을 둘러보니 '메디컬메이지'라는 소설이 추천이 많더군요. 오죽하면 추천이 너무 많아서 작가님이 추천 자제를 부탁했을까요. 그리고 제 전공과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기에 관심이 갔습니다.
메디컬메이지, 말 그대로 의업에 종사하는 마법사입니다. 의사가 있는 동시에 의료 마도사도 존재합니다. 그런데 그들의 수칙이라는 게 좀 비상식적입니다. 환자보다 군부를 우선시해야 하는 원칙, 이런 비합리적 원칙을 깨고 마이웨이를 걷는 의료 마도사가 있으니, 주인공 카뮈 진입니다.
메디컬메이지의 장점이라면, 쉽게 읽혀지는 문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전개가 역동성 있고 빨라 지루함을 느낄 틈을 주지 않습니다. 주인공의 재치있는 대사도 재미를 더해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인공 카뮈 진은 독자가 느끼기에 부조리한 것을 거침없이 부셔버립니다. 여기서 독자는 대리만족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백이 있으면 흑이 있는 것처럼, ‘메디컬메이지’도 장점으로만 무장한 소설은 아닙니다. 일단 고증이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판타지니까’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애매한 것, 바로 사람의 몸과 의학입니다. 작가님이 의학계열의 전공자였으면 더 좋았겠다, 라는 아쉬움을 가지게 되는 부분입니다.(의학계열 전공자이시면 사과드립니다.)
또한 프롤로그에 나오는 ‘여섯 가지 절대 원칙’은 선과 악, 주동인물과 대립인물을 너무 극명하게 갈라놓는 수단으로 보입니다. 인물들 간의 대립과 갈등구조가 자칫 단순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저 만의 견해이지만, 이 소설을 본 후에 마치 ‘하얀 거탑’과 ‘강철의 연금술사’를 합쳐놨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의룡’의 판타지 버전이라는 느낌도 들었고요.
‘메디컬메이지’는 칭찬할 점과 아쉬운 점을 가진 글이지만, 전자가 후자를 덮어버리고도 남는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작가님도 노력하시는 만큼 제가 아쉬워했던 점도 차차 나아지리라 생각됩니다.
류(柳)님의 ‘메디컬메이지’, 식상한 판타지에 질리신 분께 일독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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